벨기에·네덜란드·영국 국적…44개국 '교환 네트워크' 일부
"친아들, 양아들까지 음란물 촬영"…피해자는 주로 남자아이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벨기에에서 아동 성착취물 '네트워크' 가담자에게 5∼16년형이 선고됐다.
벨기에 법원이 13년동안 아동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제작하고 배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남성 5명 중 4명에게 5∼16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AFP통신과 브뤼셀타임스 등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다른 1명에게는 정신감정 명령이 내려졌다.
이들은 각각 벨기에 국적 3명, 네덜란드 국적 1명, 영국 국적 1명으로 2004년부터 2017년까지 900만건에 육박하는 사진과 동영상 형태의 '아동음란물'을 수집하고 공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수영장, 동물원, 크리스마스 장터 등에서 친자식, 의붓자식, 친구 자녀들의 음란물을 촬영해 서로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접촉한 외국인들에게도 비슷한 주문을 해 사진·영상을 교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 수사는 2015년 벨기에 경찰이 블랑케베르허 해변에서 수영복 차림의 아이들을 촬영하는 30대 남성을 수상하게 여겨보면서 비롯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의 컴퓨터에서는 15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아동음란물이 발견됐다.
벨기에 경찰은 유럽연합(EU) 경찰기구 유로폴과 협력해 지난 5년 동안 전 세계 44개국 걸쳐 있는 아동음란물 교환 네트워크를 적발했다.
이곳에는 태어난 지 채 몇 달 되지 않는 영아부터 12∼13세 아이들을 학대하는 사진과 동영상이 셀 수 없이 많았다. 피해자는 주로 남자아이들이다.
유로폴은 이번 아동 성착취물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 90명을 추가로 파악했으며, 피해 아동은 11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용의자 다수는 여전히 수배 중이지만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남성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하는 등 사법절차를 마무리했다.
벨기에 경찰은 이번 사건을 "세상에 알려진 아동 성적 학대 중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라고 불렀으며, 어린이 학대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벨기에 재단 '차일드 포커스'는 지난 22년간 활동하면서 본 최악의 사건이라고 밝혔다.
차일드 포커스는 피해 아동들이 그동안 참아왔던 고통과 평생 흉터로 남을 상처를 생각하면 가해자에게 내려진 형벌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법원이 이번 판결로 가해자와 국민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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