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발 소비심리 위축·공급망 마비·주가폭락 등 악재
촬영장소 섭외 차질에 인기 드라마 촬영중단·방영까지 연기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 제조업·유통·금융업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공급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일본의 주요 자동차 업체 8개사가 일본 내 생산을 전면 또는 일부 중단할 전망이다.
2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스바루는 군마(群馬)공장의 가동을 이달 1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중단하는 등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일본 안팎의 자동차 공장 생산을 일시 중지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스바루는 미국 인디애나주 공장의 재개 시점도 늦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서 발표된 것을 포함해 일본 주요 자동차업체 8개사가 모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본 내 생산을 전면 또는 일부 중단하게 된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예를 들어 도요타자동차는 이달 3일부터 일본 5개 공장의 7개 생산라인을 정지할 계획이며 혼다는 13∼14일 구마모토(熊本) 공장을 중단하고 16∼17일 사이타마(埼玉) 공장을 멈춘다.
닛산(日産)자동차는 지난달 말부터 규슈(九州) 지역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8개사의 생산이 중단되는 것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때 이후 처음이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와 전국경자동차협회연합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내 신차 판매량은 작년 3월보다 9.3% 감소한 58만1천438대에 그쳤다.
닛산은 판매량 감소율이 32.7%를 기록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주요 백화점의 지난달 매출액(잠정치)은 1년 전과 비교해 40% 안팎으로 감소했다.
감소율은 다이마루마쓰자카야(大丸松坂屋)백화점 43.0%, 미쓰코시이세탄(三越伊勢丹) 39.8%, 다카시마야(高島屋) 36.2%로 집계됐다.
올해 2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매출액이 12∼22% 감소했는데 지난달 들어 감소율이 한층 커졌다.
지난달 이들 백화점의 외국인 면세 매출액은 90% 넘게 감소했으며 전체 매출 감소율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나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보다 높았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일본 금융권도 타격을 입고 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보유하고 일본 주식 가격 하락으로 인해 지난달 말까지인 회계연도 결산에 394억엔(약 4천550억원)의 손실을 계상한다고 1일 발표했다.
국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은행의 충격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三菱)UFJ파이낸셜그룹은 출자한 해외 은행의 주가가 하락해 회계연도 결산에 3천600억엔(약 4조1천577억원)의 손실을 반영하기로 했다.
다이이치세이메이(第一生命) 홀딩스는 영국 자회사의 주가 하락으로 485억엔(약 5천6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되며 연결재무제표 기준 순이익 예상액이 2천90억엔(2조4천123억원)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은 콘텐츠 산업에도 미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대하드라마 '기린이 온다'와 아침 드라마 '옐'(yell·응원의 함성)의 촬영을 12일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민영방송 TBS는 2013년에 최종편 시청률이 42.2%를 기록한 인기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半?直樹) 속편을 이달 19일부터 방영할 예정이었으나 연기하기로 했다.
TBS 측은 한자와 나오키 속편은 첫 방송분밖에 준비하지 못했고 감염 확산 우려 때문에 배경이 될 건물의 촬영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방송국은 각종 오락 프로그램이나 버라이어티쇼 등의 제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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