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미국에서 실업대란이 가시화한 가운데 캐나다, 유럽에서도 실업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EFE 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신규 실업자가 83만4천명으로 전월 대비 30만2천여명 늘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역대 최대 월간 증가 폭이다.
여기에는 임시 해고 중인 노동자 수십만명은 포함하지 않은 것이어서 실제 실업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스페인 실업률은 이미 13.8%로 선진국 가운데 최고를 기록 중인데, 특히 코로나19로 관광 산업이 위축되면서 지난달 타격이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은 스페인은 지난달 14일부터 약 한달간 외출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지난달 실업자가 전년 동기보다 65.7% 늘어난 50만4천여명에 달해 1946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실업률은 12.2%로 전년 동기 대비 4.8%포인트 상승했다.
영국에서는 외출 제한 조치를 시행한 지난달 16일 이후 2주 동안 95만여명이 통합 복지 수당인 '유니버설 크레디트'를 신청했다.
유니버설 크레디트는 실업 수당, 소득 보조, 주택 지원, 세액 공제 등을 포함한 복지 제도로, 신청자 전체를 실업자로 볼 수는 없다.
다만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는 "신청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신규 청구 건수 증가율이 2주간 최근 추세를 이어간다면 이는 이달 중순까지 실업수당을 받는 이가 45만명가량 늘어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후반 2주 동안 400만 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프랑스 민간 부문 노동자 가운데 5명 중 1명꼴이다.
아일랜드 중앙은행은 이날 코로나 사태 이전 4.8%였던 실업률이 올해 2분기에는 25% 정도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에서도 외출제한 조치를 시행한 지난달 16일 이후 2주 동안 실업수당 신청이 213만건에 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이는 전체 캐나다 노동 인력의 11% 수준이다.
앞서 미국에서는 일찌감치 실업대란이 가시화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후반 2주 동안 실업수당 청구가 995만 건에 달했다. 이는 1920~30년대 대공황 당시의 '실업 쇼크'를 웃도는 것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2월부터 지난 2월까지 10년 동안 창출된 신규 일자리(2천480만개) 절반이 불과 2주만에 증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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