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영방송 "한국, 봉쇄않고 코로나 곡선 꺾은 유일한 곳"

입력 2020-04-03 22:00  

사우디 국영방송 "한국, 봉쇄않고 코로나 곡선 꺾은 유일한 곳"
"정부의 신속 대처, 시민 의식" 성공 요인으로 분석
다른 나라 '유령 도시'됐지만 한국은 정상으로 복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이 한국이 특정 지역 봉쇄나 통행금지령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3일(현지시간) 영문 기사를 통해 "전 세계가 부분적 또는 전면 봉쇄와 통행금지령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는 가운데 오직 한 나라가 경제를 완전히 차단하는 이런 조처없이도 전염병을 통제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 바로 한국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2월 말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909명일 때도 있었지만 2일을 기준으로 20일간 연속 150명 이하를 유지하는 주목할 만한 변화를 이뤘다고 전했다.
이어 "스페인,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가 감염자가 급증하자 전국적 봉쇄령을 내렸지만 한국은 한 번도 시민의 통행을 금지하거나 직장에 출근하지 못하도록 하지 않았다"라며 "그런데도 한국은 확진자 증가율 곡선을 평평하게 꺾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방송은 "상대적으로 성공한 한국은 전 세계 다른 나라에 잠재적 사례가 됐고 독일 등이 한국의 접근법을 흉내 내려고 한다"라며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121개국이 바이러스 검사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한국의 방역 정책의 첫 번째 특징으로 '빠른 대처'를 꼽았다.
중국에서 처음 코로나19 발병이 보고되자마자 한국 당국이 대책을 신속히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 방송은 "1월 20일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불과 한 주 뒤 한국 정부는 업체에 코로나19 검사키트를 생산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2주도 되지 않아 하루에 검사키트 10만개를 생산해냈다"라고 보도했다.
또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는 다행히 코로나19가 발병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에 검사 키트를 시험했고 전염병이 급속히 확신했을 때는 준비가 잘 된 상태였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과 비슷한 시점에 첫 확진자가 나온 미국은 한국처럼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적극적인 대량 검사가 한국 방역정책이 성공한 또다른 원인으로 들면서 전국 600개소의 선별진료소에서 수집된 대량 검사 자료로 한국 정부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감시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런 대량 검사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서 배운 교훈이라면서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이 검사받으러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보건당국이 감염자의 접촉자를 먼저 찾아내 바이러스가 더 확산하지 않도록 했다고 이 방송은 설명했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 기록, CCTV,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의 기술도 이런 선제적 대량 검사에 동원됐다는 점도 짚었다.
아울러 메르스를 경험한 한국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위생수칙을 지키는 데 익숙했고 정부가 확진자의 거주지와 동선을 지역 주민에게 문자메시지로 투명하게 공개한 점도 다른 나라와 차별적인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대규모로 수집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 덕분에 한국 정부는 통행금지, 봉쇄령을 사용하지 않고도 특히 중요했던 2월 말∼3월 초 2주간 국민이 효과적이고 책임감있게 행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대구에서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때 정부가 신속히 비상 조처를 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이 방송은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서는 '유령 도시'가 됐지만 한국의 도시는 지금 일상으로 돌아온 시민으로 가득 찼다"라며 "많은 시민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다"라며 한국의 시민의식도 조명했다.
UAE 두바이의 카스비즈니스스쿨의 스테판 토머스 교수는 이 방송에 "간단히 말해 봉쇄는 경제활동을 마비시킨다"라며 "한국도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를 피할 수 없겠지만 한국은 '무봉쇄' 정책 덕분에 그나마 나은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 방송은 한국이 내부 전염 확산은 통제했지만 공항을 봉쇄하지 않고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입국하기 쉬워 이제 외국에서 유입되는 감염자가 새로운 '공포'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외부 유입에 의한 감염 확산을 막으려고 엄격한 격리 대책을 시행했다"라며 "이런 대책이 현재로선 성공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 그물을 빠져나가는 '슈퍼 전파자'가 나오면 한국이 다시 위험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전 세계 정부가 코로나19를 통제하려고 애쓰면서 한국을 성공 모델로 바라보는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라고 총평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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