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4일부터 시행"…해외 유입 코로나19 전파 위험 차단위해
귀국편으로 이용하려던 한국교민 등 계획 차질…"7일 대항항공편은 운항"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외국에 머무는 자국민 귀국을 위한 특별 항공편 운항을 잠정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3일(모스크바 시간) 현지 항공사들에 보내진 러시아 연방항공청(로스아비아치야) 통지문을 인용해 4일 새벽부터 자국민 귀국과 외국인 본국 귀환 등을 위한 모든 특별 항공편 운항이 일시 중단된다고 전했다.
다른 항공 업계 관계자도 4일부터 국제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고 통신에 확인했다. 중단 시한은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특별 항공편들의 국제선 운항 차질은 이미 여러 차례 발생하고 있다.
3일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미국 뉴욕 공항으로 운항하려던 러시아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 항공편이 출발 직전에 취소되면서 승객들이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를 출발해 인천으로 가려던 극동 지역 항공사 아브로라(오로라)의 HZ5450편 여객기도 출발 몇시간 전 갑작스럽게 운항이 취소됐다.
이로 인해 해당 여객기를 이용해 귀국길에 오르려던 한국 교민 약 100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앞서 지난달 30일 모스크바-인천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던 아에로플로트 항공편도 출발 몇시간 전 갑작스레 취소돼 우리 교민 약 150명의 발이 묶였다.
이 항공편들은 러시아에서 외국 목적지로 운항한 뒤 돌아올 때는 현지에 머물고 있는 러시아인들을 데려올 계획이었다.
러시아는 앞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이미 육·해·공 모든 국경을 폐쇄했고, 국제선 여객 항공편도 외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 운송을 위한 특별 항공편만 제한적으로 운항해 왔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1일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해외에 남게 된 약 2만5천명의 러시아인이 귀국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외국에서 돌아오는 입국자들에 대한 의료 검진을 보다 철저히 하기 위해 이들을 실어오는 항공편 편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러시아 연방항공청은 수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의 경우 하루 500명, 다른 지방 도시 공항의 경우 하루 200명 이하로 입국자를 제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한 조치 와중에도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자 전염병 전파 위험을 키우는 해외 체류 자국민들의 입국을 한동안 중단시키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일 현재 4천149명으로 늘어났다.
러시아 정부가 자국민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외국 주요 도시들로 띄우던 특별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면서 해당 항공편들을 이용해 본국으로 돌아가길 기대했던 러시아 체류 한국 교민 등 외국인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한국 교민들을 귀국시키기 위한 이달 7일 모스크바-인천 노선 대한항공 특별 항공편은 예정대로 운항한다고 주러 한국대사관이 전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러시아인들을 외국에서 싣고 오는 항공편만 중단됐고, 러시아 내 외국인들을 본국으로 데려가기 위한 특별 항공편은 허용된다고 러시아 항공청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주러 한국대사관과 모스크바 한인회는 앞서 귀국을 희망하는 우리 교민 수송을 위해 러시아 항공 당국의 승인을 얻어 대한항공 특별 항공편을 운항하기로 했다.
운항 계획에 따르면 약 260석 규모의 대한항공 KE924편 여객기가 7일 오후 6시55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출발해 8일 오전 9시 40분 인천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운임은 편도 182만원으로 평소보다 비싸지만 이날 현재 해당 여객기 항공권은 대부분 예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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