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제한 조치 잇따라 연장…확산세 다소 누그러졌지만 아직 대규모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상생활 제한 조치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각국이 잇따라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연장해왔지만, 코로나19 확산세는 다소 누그러졌을 뿐 여전히 대규모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정부는 확산세가 어느 정도 누그러들었다고 보고 있지만, 영국 등에서는 여전히 걷잡을 수 없이 확산 추세다.
영국의 맷 핸콕 보건장관은 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말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면서 집에 머물 것을 국민에 당부했다.
이번 주말 런던의 최고기온이 20도에 달하는 등 화창한 날씨가 예상돼 외출이 대거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핸콕 장관은 "우리는 지금 통제를 완화하면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라며 "집에 머물라는 것은 요청이 아니라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이날 주간 비디오 연설을 통해 "새로운 감염 증가가 며칠 전보다 느려져 우리에게 조금 희망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를 명백한 추세라고 간주해 우리 스스로 부과하는 엄격한 규칙을 완화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사회적 제한이 언제 끝날 지 특정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독일은 이달 초까지였던 일상 제한 조치를 오는 19일까지 연장했다. 확산세를 뚜렷하게 통제하지 못한다면 추가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탈리아 정부도 최근 이날까지인 전국 이동제한령과 휴교령, 비필수 업소·사업장 폐쇄령 등 각종 봉쇄 조처의 시한도 13일까지로 연장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14일 내린 이동제한령에서 식료품 등 생필품 구매를 위한 목적이나 질병 치료, 출퇴근 목적의 외출을 허용해오다 지난달 30일부터는 필수부문을 제외한 직장인들의 외출도 금지하는 등 이동제한 조치를 한 층 강화했다.
유럽연합(EU) 행정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EU 회원국 외부 국경 폐쇄 조치 연장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U 27개 회원국은 지난달 1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0일간 외국인의 EU 회원국 입국을 막는 여행 금지 조치를 도입하는 데 합의했다.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유럽의 삶의 방식 보호(Protecting our European way of life) 담당 집행위 부위원장은 이 여행 금지 조치가 연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와 국가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으로 유럽의 총 누적 확진자 수는 55만8천여명, 사망자 수는 4천200여 명 수준이었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11만9천827명으로 전날 대비 4천585명 늘었다.
이탈리아에 못지 않게 사태가 심각해진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 수는 11만7천710명으로, 하루 새 5천645명이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 수가 이탈리아를 넘어설 전망이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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