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출신으로 브렉시트 정책 이끌어…"노동당 정권 창출 희망"
존슨 총리 "코로나19 대응 협력 희망"…노동당 부대표에는 레이너 의원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양대 정당 중 한 곳이자 제1야당인 노동당의 신임 당대표에 키어 스타머(57) 하원의원(MP)이 선출됐다.
영국 노동당은 당대표 및 부대표 경선 투표 결과 스타머 의원이 당대표에, 앤절라 레이너(40) 의원이 부대표에 각각 선출됐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을 맡아온 스타머 의원은 예비내각 기업부 장관인 레베카 롱 베일리 의원, 리사 낸디 의원을 제치고 당대표 자리에 오르게 됐다.
앞서 현 제러미 코빈 대표는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노동당이 기록적인 패배를 기록하자 후임 당대표가 선출되면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톰 왓슨 부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부대표직을 사퇴했다.
노동당은 지난 1월부터 당대표 및 부대표 경선 절차에 들어갔다.
이어 당대표 후보 3명, 부대표 후보 5명을 대상으로 지난 2일까지 한 달 넘게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는 정식 노동당원뿐만 아니라 노동당 제휴 노동조합과 기관 회원, 25파운드(약 3만8천원원)를 낸 '등록 지지자'(registered supporters)들도 일회성으로 참여했다.
당원 및 지지자들은 사전에 등록한 이메일을 통해 투표하거나, 자택에 도착한 투표용지에 선호 후보를 기재해 우편으로 다시 보내는 방식으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BBC 방송에 따르면 스타머 의원은 전체의 56.2%인 27만5천780표를 얻어 27.6%(13만5천218표)에 그친 롱 베일리 의원, 16.2%(7만9천597표)를 획득한 낸디 의원을 제쳤다.
노동당 예비내각 교육부 장관을 맡아온 레이너 의원은 동료 의원 4명보다 많은 지지를 얻어 부대표직에 올랐다.
당초 노동당은 이날 특별전당대회를 열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를 취소하는 대신 결과만 공개했다.
스타머 신임 당대표는 사전 촬영한 영상을 통해 "신뢰와 희망을 가지고 이 위대한 정당을 새 시대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당 대표에 선출된 것은 "영광이자 특권"이며 "노동당이 정권을 창출해 나라를 위해 봉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정부와 건설적으로 협력할 것이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는 않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중요 이슈를 샅샅이 검증하고 정부의 실수나 잘못 등을 지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공개서한에서 다음 주 열리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 야당 대표들이 참석할 것을 제안했다.
존슨 총리는 "당신들의 견해를 듣고 지금까지 우리가 취한 조치를 업데이트할 것"이라며 "건설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백인 남성 출신인 스타머 의원이 당대표에 선출되면서 노동당의 첫 여성 또는 유색인종 당대표 선출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스타머 대표는 법정변호사이자 검찰총장 출신이다.
2015년 정계에 뛰어들었으며, 현재 런던 홀본 및 세인트 판크라스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자신을 사회주의자라고 설명하지만, 지나치게 좌파 성향을 보여온 코빈 대표와는 거리를 둬 왔다.
실제 당대표 경선 캠페인 기간 그는 철도와 우편 등 주요 기간 산업 국유화를 주장한 코빈 대표의 총선 공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코빈 대표 아래에서는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을 맡아 노동당의 브렉시트 정책을 총괄해왔다.
지난해 브렉시트를 둘러싼 논란 과정에서 노동당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개최 및 EU 잔류 캠페인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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