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1분기 영업익 3조원대 추정…SK는 4천억원대
1분기 서버 수요 견조…2분기 모바일 수요 추가 하락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7일 삼성전자[005930]가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반도체 코리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권에 들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공시에는 사업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전체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소폭 상회한 만큼 반도체 부문도 실적이 양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2분기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 반영되면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가져올 '상쇄 효과'가 힘을 다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달 1∼6일 발표된 증권사 리포트 8개의 실적 추정치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1분기 3조6천억∼4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동기(4조1천200억원) 대비 2∼12% 감소한 수준이고, 지난 분기(3조4천500억원) 대비로는 4∼16% 증가한 수준이다.
SK하이닉스[000660]도 이달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가 4천78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5% 줄어들었고, 작년 4분기보다는 100% 이상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양사 1분기 합계 영업이익 추정치는 최대 4조6천억원으로 코로나19 본격화 이전인 올 초 기대했던 수준의 회복세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원격교육, 온라인 동영상·게임 등 비대면(언택트) 소비 확산이 반도체 실적을 지켜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유안타증권 이재윤 연구원은 "아마존, 구글, MS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생산능력 확대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버업체 반도체 투자 규모는 작년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증가율이 가파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가 오히려 불안 심리를 가중해 고객사 재고 축적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거래 가격 상승도 이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올 들어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고, 2분기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다만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이 연일 하향조정되고 있어 2분기까지 '언택트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조4천억∼5조9천억, SK하이닉스는 1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KTB 김양재 연구원은 "세트 업계가 뒤늦게 사업 계획을 축소하고 재고 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서버·노트PC 수요로 스마트폰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연구원은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도 스마트폰 수요 부진의 영향이 1분기보다 2분기에 가시화할 것으로 봤다. 다만 삼성과 SK가 주력하고 있는 이미지센서는 공급 부족이 지속하고 있어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한국 반도체 사업의 향후 실적은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추가 확산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본격 확산 한 달 만에 진정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반도체는 코로나19의 악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또한 스마트폰의 '펜트 업'(pent-up·억눌린) 수요가 하반기 폭발하면서 코로나 이후 줄어든 데이터센터 수요를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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