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국민 1천14명 온라인 조사결과
"아이와 부모 함께 걱정해야 하는 30대에 더 큰 관심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국민 10명 중 2명은 주변의 관심이 필요한 정도(중등도)의 불안·우울 증상을 겪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현상은 초기에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지역에서 더 높은 특징을 보였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회장 현진희,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월 17∼30일 전국 1천1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벌인 결과, 코로나19로 중등도 이상의 불안·우울 증상을 보이는 주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심리방역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7일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이 코로나19에 대해 가지는 걱정과 두려움은 '가족의 감염', '자신의 감염에 의한 가족이나 타인에 대한 전염', '감염으로 인한 직장과 타인의 손해' 등의 순으로 컸다.
불안 점수는 평균 5.53점으로 정상 범위였지만, 중간 수준(10점 이상)과 심한 수준(15점 이상)이 각각 12.2%, 6.8%에 달했다. 국민 10명 중 2명꼴로 주변의 관심과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불안 증상을 보인 셈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은 여성에서, 30대·60대 연령대에서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가장 높았고, 이어 강원, 인천 순이었다.
우울 점수도 전체 평균은 5.1점으로 정상 범위였지만, 중간 수준(10점 이상)과 심한 수준(20점 이상)이 각각 15.3%, 2.2%로 적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강원, 인천, 대구 순으로 우울 증상이 심했다.
대구지역의 경우 2018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우울 증상의 심화 폭이 가장 컸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음주의 경우 일반적으로 재난 후 빈도와 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코로나19가 가지는 감염병의 특성상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증가세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안·우울 증상이 생겼을 때 이용할 수 있는 대국민정신건강상담(1577-0199)의 인지도는 17%였고, 이용 경험은 9%로 조사됐다.
학회 현진희 회장은 "국민 20% 가까이가 불안과 우울 증상을 갖고 있어 적극적인 심리방역과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 중에서도 30대 연령의 경우 아이와 부모에 대한 걱정, 직업과 관련한 스트레스가 다른 연령층보다 높아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는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정신건강서비스를 목적으로 설립된 다학제 전문학회로 간호, 사회복지, 심리, 정신의학 등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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