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수출 타격 우려…최대 수입국 자극하는 행동 자제 촉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치권과 정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중국을 자극하는 행동이 잇따르는 것과 관련해 농업단체들이 자제를 촉구했다.
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농업단체 관계자들은 전날 브라질산 농축산물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대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업단체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정치권과 정부 인사들이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나면 브라질이 얻는 것은 없고 잃기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부 장관을 지낸 네리 젤레르 하원의원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려면 국가 간 우호적인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으며, 알리손 파올리넬리 전 농업부 장관은 "누구도 모욕해서는 안 되며, 통상과 정치를 혼동하지 않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은 지난달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리트윗했다가 외교적 갈등으로 확산했다.
브라질 주재 중국 대사는 "중국-브라질 우호 관계를 해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제기되는 모든 책임을 에두아르두 의원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대사관은 "에두아르두 의원은 국제적 안목도 상식도 갖추지 못한 인사이며 중국과 세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서 "브라질에서 미국의 대변인이 되려 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이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해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상황은 진정됐다.
그러나 중국을 자극하는 행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아브랑 베인트라우비 브라질 교육부 장관은 전날 중국 때문에 코로나19 펜데믹이 벌어졌다면서 중국이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코로나19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인트라우비 장관은 브라질에서 국민 만화로 일컬어지는 '모니카의 친구들'(Turma da Monica)에 등장하는 서툰 발음의 캐릭터를 이용해 중국과 중국인을 조롱하는 표현도 사용했다.
그러자 중국 대사관은 베인트라우비 장관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완전히 터무니없고 비열한 발언으로 인해 중국-브라질 관계의 건전한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중국 대사관이 브라질산 농산물 수입을 줄이겠다는 위협까지 하며 브라질 정부에 공식 입장을 촉구하자 베인트라우비 장관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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