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코로나19로 발묶인 교민 261명 특별항공편으로 귀국

입력 2020-04-08 02:16   수정 2020-04-08 02:51

러시아서 코로나19로 발묶인 교민 261명 특별항공편으로 귀국
"현지 주재원 가족·유학생 등"…대한항공 임시 항공편 운항
한국대사관·한인회 등 주선…러, 지난달 27일부터 정기노선 중단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제한 조처로 러시아에 발이 묶였던 한국 교민 261명이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떠나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대사관과 한인회 등에 따르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 체류하는 한국 기업 주재원 가족, 유학생, 출장자 등이 이날 저녁 7시28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KE924편을 타고 서울로 떠났다.
여객기는 8일 오전 9시40분께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들은 비행기에 오르기 전 항공사 측이 실시한 발열 검사를 받고 탑승 수속을 밟았다.
공항에 나온 교민 가운데 고열 등 감염증 의심 증상으로 탑승하지 못한 승객은 없었다. 교민들은 한국 입국 뒤에도 14일간의 의무적으로 자가격리해야 한다.
인천 공항 도착 뒤 유증상자는 공항 내 선별진료소에서 곧바로 진단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이 나오면 귀가해 2주간의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양성 판정이 나오면 곧바로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돼 격리 치료를 받는다.
무증상자는 그대로 귀가한 뒤 자가격리하면서 사흘 안에 담당 보건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날 출국한 승객 중에는 지난달 30일 모스크바-인천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던 러시아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 특별 항공편이 갑작스레 취소되면서 현지에 남게 된 교민(약 150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세체노프 의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주 모(22)씨는 "아직 학교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되지만 현지 당국의 제한 조처가 심해져 밖으로 나갈 수도 없게 돼 귀국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이번 학기가 끝나고 8월께 돌아오려 한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모든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또 다른 유학생 유 모씨는 "그동안 코로나19 제한 조처로 오도 가지도 못하는 한국 학생이 많이 있었는데 이렇게 비행편을 마련해 귀국할 수 있도록 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시 등 대다수 지방정부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30일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생필품이나 의약품 구매 등의 급한 경우가 아니면 외출할 수 없다.
주러 한국대사관은 귀국 항공편 편성을 주선하는 한편 이날 교민이 공항으로 이동할 때 도중에 자가 격리 준수를 단속하는 현지 경찰의 검문에 대비해 러시아 외무부로 보낸 협조 공문 사본을 모두에게 메신저 등을 통해 전송했다.
또 공항에 직원 6명을 보내 탑승 수속을 돕고, 출국장으로 들어가기 전 승객에게 마스크와 소독제 등을 담은 위생 키트를 배포했다.
특별 항공편 수요 조사를 맡았던 박형택 모스크바 한인회장도 이날 공항에 나와 교민을 지원했다.
대사관 김동조 총영사는 "아직 모스크바 등지에 남아있는 교민이 많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면서 "추가 귀국 수요가 있으면 주재국, 관계기관과 협력해 다른 임시 항공편을 투입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또 러시아 측이 자국민 귀국을 위해 조만간 서울로 띄울 특별 항공편에 우리 교민을 태워 보내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현재 7천497명으로 증가했으며, 모스크바에서만 5천181명의 감염자가 보고됐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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