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비교적 잘 막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베트남이 우방국들에 마스크를 비롯한 의료 보호장구를 잇달아 지원하며 국제협력 외교를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이 코로나19에 선방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며 동남아시아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 입지를 넓히는 계기로 삼는 것으로 해석된다.
베트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일 0시 현재 251명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절반인 126명이 완치됐다. 또 사망자 '0'를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뉴스통신(VNA)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미국에 방호복 45만벌을 보내기로 하고 1차 물량을 7일 발송했다.
이에 대해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주베트남 미국대사는 "이번 선적은 미국에서 코로나19 일선에서 일하는 의료 전문가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베트남의 우호 증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트남은 같은 날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5개국에 마스크 55만장을 지원했다.
또 3일에는 인접국인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코로나19 진단 키트와 의료용 마스크 등 30만4천달러(약 3억7천만원) 상당의 의료 물품을 전달했다. 같은 공산당 일당 체제인 라오스에는 의료 전문가도 파견, 코로나19 대응 역량 강화를 도왔다.
베트남 정부는 이에 앞서 2월 당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중국에 마스크와 산소호흡기 등 50만달러(약 6억원) 상당의 의료 물품을 전달했다.
응우옌 쑤언 푹 총리는 8일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 지역 보건장관 화상 회의에 참여해 "베트남은 적과 싸우는 것처럼 코로나19에 대응해 잘 통제해나가고 있다"면서 "우리가 일치단결하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은 최근 10개국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들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협력하자면서 구체적인 방안의 하나로 회원국 군 의무부대가 참여하는 합동 대응훈련을 제안했다. 베트남은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다.
푹 총리는 또 유럽과 미국 등 의료품을 필요로 하는 국가들에 베트남 제품 수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산업통상부에 지시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부는 베트남 회사들에 의료품 공급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수출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한편 국무조정실장 격인 마이 띠엔 중 총리실 장관은 8일 "현재로서는 오는 15일까지로 예정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연장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라 15일 이후에 예방 조치를 완화할지, 유지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달 1일부터 대중교통 운행을 전면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방정부별로 코로나19 발생지역에서 오는 사람을 14일간 격리하는 등 지역 간 사람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또 식료품 판매와 의료를 제외한 서비스 업종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