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ASF 학습효과…코로나19 이후 축산인·차량 이동자제도 효과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으로 전국에 초비상이 걸린 상황과 대조적으로 올해 가축 질병은 눈에 띄게 잦아들었다.
지난해 인천과 경기 북부를 강타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발병은 반년째 멈췄 있고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대량 발병으로 매년 축산농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가축 질병도 올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방역 대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코로나19 총력 차단 노력이 가축 방역에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축산농가에서 ASF, 구제역, AI 등 국가재난형 가축 질병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2014년 이후 국내에서는 매년 이들 국가재난형 가축 질병이 끊이지 않으며 축산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9일 경기 연천군의 농장에서 ASF가 마지막으로 발병한 이후 반년간 소강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는 국내에 토착화된 소모성 바이러스 질병도 많이 감소했다. PED, 써코바이러스질병, 돼지로타바이러스감염증, PRRS 같은 소모성 바이러스 질병은 국가재난형 질병보다 치명률은 낮지만, 가축 생산성을 떨어뜨려 농가에 지속적인 경제적 피해를 준다.
올해 1분기 PED는 16개 농가에서 발병해 지난해 1분기 86곳에 비해 무려 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써코바이러스질병 발병 농가는 31곳에서 20곳으로 35% 줄었고, 돼지로타바이러스감염증 발병 농가는 13곳에서 7곳으로 46% 감소했다.
PRRS 발병 농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곳에 그쳤다.
검역본부는 국가재난형 가축 질병에 매년 대응하다 보니 국내 방역체계가 강화되고 축산농가의 방역과 위생 의식이 개선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특히, 지난해 ASF 발병을 계기로 고강도 방역 대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가축들도 '거리두기'를 한 게 효과를 봤다는 풀이도 있다.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사람과 차량 등의 국내외 이동이 대폭 줄어든 게 동물 방역에도 호재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약 90개에 달하는 전국 가축시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2~3월 대부분 휴장했다.
현방훈 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장은 "현재 국내 방역체계와 축산농가의 위생 수준은 10∼2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됐다"며 "여기에 ASF 차단을 위해 더욱 강한 방역 대책을 추진하면서 질병 감소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예년과 달리 사람과 가축의 이동이 크게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 방역에 도움이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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