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감산 동의 소식 알려진 뒤…"푸틴, 감산 합의 긍정 평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10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 OPEC+의 감산 협상이 성공했다고 평가하면서 주요 20개국(G20)에도 지원을 촉구했다.
러시아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전날 OPEC+ 참여국들의 감산 합의 수용을 거부했던 멕시코가 이날 감산에 동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나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멕시코의 감산 동의 소식이 알려진 뒤 "이제 23개 (OPEC+ 화상회의) 참여국 모두의 타협에 관해 얘기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크렘린은 협상이 성사된 것으로 간주한다"면서 "전날 저녁 22개국이 타협을 이루었고 문제는 멕시코의 입장에 달려 있었다"며 멕시코의 감산 동의 소식을 반겼다.
페스코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화상회의에 참석한) 22개국의 타협 산물인 문서(협력 선언문)를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면서 "러시아는 또 멕시코 측이 (오늘) 취한 건설적 입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자국 생산량의 23%(250만 배럴)를 감산하기로 한 것이 손해를 본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을 반박하면서 "OPEC+ 감산 합의로 생산자와 소비자는 물론 국제경제가 모두 이득을 봤다"고 주장했다.
앞서 OPEC+는 전날 11시간의 마라톤 화상회의를 통해 오는 5∼6월 하루 총 1천만 배럴을 감산하는 데 잠정 합의했으나 멕시코가 자국 감산 할당량 수용을 거부하면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었다.
합의안은 멕시코의 감산 몫으로 40만 배럴을 배정했으나 멕시코는 10만 배럴만 감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후 1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를 위해 25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OPEC+ 회의가 멕시코의 감산안 수용 거부로 합의 도출에 실패한 뒤 10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전화 통화를 하고 국제 원유 시장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 공보실은 통화 사실을 전하면서 "(지도자들이) 국제원유거래 상황 안정화와 국제경제에 대한 원유시장 변동성의 부정적 영향 최소화를 위한 조율 조치들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다시 전화 통화를 하고 국제원유 시장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여러 산유국 정상들과 접촉했음을 알렸고, 양국이 에너지 시장 문제에 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한편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개최된 주요20개국(G20) 에너지 장관 화상회의에서 OPEC+의 감산 합의에 대해 지지를 호소했다.
노박 장관은 "OPEC+ 회의에서 시장 안정화를 위한 여러 감산 조치들이 합의됐다"면서 "G20의 역할은 이같은 노력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시장 안정화를 위한 각국의 조치들을 조율할 위원회 설치도 제안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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