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개' 뜻 접고 맞이한 부활절 성금요일에 백악관서 대국민 메시지·기도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속에 부활절(12일)을 앞둔 금요일인 '성금요일'에 부활절 기념행사를 가졌다.
예수 그리스도가 죽음에서 부활한 것을 경축하는 부활절은 기독교와 천주교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축일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해 부활절은 자신이 미 경제의 정상화 시기로 제시했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당초 그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사업장 폐쇄와 각 주(州) 정부의 자택 대피명령 등의 조치로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며 부활절까지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환자 수가 폭증하고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뜻을 접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연방 지침 적용 기간도 4월 말까지로 연장됐다.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오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차분한' 부활절 행사를 가졌다.
그는 이날 미 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3분여간 낭독했으며 이어 해리 잭슨 주교가 부활절 기도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거룩한 시기에 우리나라는 이전에는 없었던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의사와 간호사, 응급구조요원들이 생명을 구하기 위해 싸우고 있고 노동자와 과학자들도 의약품 전달과 치료법 개발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그는 "우리 국민은 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끝내기 위해 엄청난 희생을 치르고 있다"며 애도를 표했다.
또 "비록 우리가 부활절에 평소와 같이 서로 함께 모일 수는 없겠지만, 이 신성한 시간을 기도, 성찰, 하느님과의 관계 증진에 집중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아침 현재 184개국이 이 적(코로나19)과 싸우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 모두를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평소 브리핑이나 회견에서 자유롭게 발언하던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선 두 손을 모은 채 시종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지한 표정을 보였다.
집무실 책상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편에 잭슨 주교가, 왼편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각각 서 있었고 행사는 6분여만에 끝났다. 취재진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성금요일은 부활절을 앞둔 금요일로, 부활 대축일 주간에선 예수 그리스도가 죽음을 맞이한 수난의 날을 기념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는 이날 오전 트윗에서도 "모두에게 행복한 성금요일!"이라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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