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환경파괴 행위 단속 허술해지며 무단벌채 성행"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와중에도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는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79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했다.
1분기 파괴 면적은 미국 뉴욕시 크기에 맞먹는 규모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3월에도 열대우림 파괴 면적은 지난해 3월과 비교해 30%가량 늘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2월 26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됐으며,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3월 중순부터다.
지금은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가장 큰 지방정부인 아마조나스주 정부가 공공보건 시스템에 한계가 왔다고 경고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때문에 경제활동이 대부분 마비된 상태지만, 무단 벌채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파울루 주립대의 카를루스 노브리 교수는 "코로나19가 거의 모든 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목재 산업은 예외로 보인다"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에서는 지금도 무단 벌채를 통한 삼림 파괴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가 코로나19 대응에 몰두하는 사이 환경파괴 행위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점도 벌채가 성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간·환경·아마존 연구소(Imazon)의 카를루스 소우자 주니오르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위기인 것은 맞지만, 코로나19가 무단 벌채를 늘리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무단벌채가 늘어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제재는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정부 산하 기관인 환경·재생 가능 천연자원 연구소(Ibama)가 지난해 환경파괴 행위에 대해 부과한 벌금 건수는 9천745건으로 2018년보다 34% 줄었다.
이는 공식적인 통계가 시작된 지난 1995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벌금 부과 건수는 한때 4만건을 넘었다가 지속해서 감소했으며 2018년에는 1만4천700여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취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투자 유치, 고용 확대 등을 내세워 환경 보호보다는 개발을 우선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환경법 위반 기업에 대해 벌금을 감면하고 아마존 열대우림 원주민 보호구역 내에서 광산 개발을 허용하는가 하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환경보호구역을 대폭 해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