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셋째아들·교육장관 '코로나19 중국 책임' 발언 겨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자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브라질 대통령의 셋째 아들과 교육부 장관을 무책임한 인사로 표현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주재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전날 브라질 언론과 화상 대화를 통해 "중국-브라질 관계는 한 두 명 인사들의 무책임한 언사 때문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중국의 책임으로 돌리는 주장에 대해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하면서 "양국의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브라질 측의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의 발언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과 아브랑 베인트라우비 교육부 장관을 겨냥한 것이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지난달 코로나19 팬데믹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리트윗했다.
이에 대해 중국 대사는 "양국 우호 관계를 해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제기되는 모든 책임을 에두아르두 의원이 져야 할 것"이라고 반발했고, 중국 대사관은 "에두아르두 의원은 국제적 안목도 상식도 갖추지 못한 인사이며 중국과 세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서 "브라질에서 미국의 대변인이 되려 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이후 외교적 갈등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해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상황은 진정됐다.
베인트라우비 장관은 지난 6일 중국 때문에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어졌다면서 중국이 자신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코로나19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해 또다시 중국을 자극했다.
그러자 중국 대사관은 브라질산 농산물 수입을 줄이겠다는 위협까지 하며 브라질 정부에 공식 입장을 촉구했고, 파장이 커지자 베인트라우비 장관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브라질의 농업단체들은 정치권과 정부에서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농업단체 관계자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브라질산 농축산물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을 대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