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적 모습 논란…"위화감 느껴진다"
아베, 자택 휴식 동영상 SNS에 공개하며 외출 자제 당부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경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긴급사태가 선언된 지역의 번화가에서 야간 통행인을 대상으로 외출 자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도(東京都)를 관할하는 경찰 당국인 경시청은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 선언과 도쿄도의 외출 자제 요청에 따라 10일 도내 번화가를 순찰했다.
도쿄도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신주쿠(新宿)구 가부키초(歌舞伎町)에서도 10일 밤 경시청의 순찰이 있었다.
한 일본인이 트위터에 게재한 동영상에는 경찰봉을 든 경찰관이 가부키초 입구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멈추게 한 뒤 외출 자제를 당부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긴 경찰봉을 들고 접근하는 경찰관의 모습이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동영상을 게재한 일본인은 "가부키초, 경찰관이 거리를 무리 지어 지나가는 통행인에 대해 '외출 자제 요청'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동영상의 조회 수는 12일 오후 2시 50분 현재 587만3천여건에 달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경찰관이 경찰봉을 손에 든 상태로 있어 위화감이 느껴진다"면서 "왜 경찰봉을 내미는 것이냐. 경찰봉은 기본적으로 '허리띠에 부착, 휴대'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10일 밤 경시청의 가부키초 순찰에는 취재진도 동행했다.
경찰관은 젊은 통행인들에게 외출 자제를 요청했고, 젊은이들은 "알겠습니다", "돌아가는 길입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게재했다.
음악가 호시노 겐 씨가 '우리 집에서 춤추자'라는 곡을 노래하는 동영상과 함께 게재된 영상에서 아베 총리는 자택에서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TV를 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아베 총리는 해당 동영상 게시글을 통해 "친구와 만날 수 없다. 회식도 못 한다"면서 "다만, 여러분의 그런 행동으로 확실히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외출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밖에 나가는 것이 두렵지만, 나가서 일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모두가 당신처럼 부유층은 아니다"며 아베 총리의 느슨한 모습을 비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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