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권 행사하기 위한 '일시적 격리해제' 명확히 인식해야"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김잔디 기자 = 정부가 총선일인 15일 증상이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자의 외출을 일시 허용한 가운데 지역사회 전파 위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3일 의료계에서는 자가격리자가 투표소로 이동하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상점, 카페 등 지역사회 편의시설에 들른다면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무증상 자가격리자는 15일 오후 5시 20분부터 7시까지 투표를 위해 자가격리가 일시적으로 해제되며 일반 유권자의 투표가 끝나는 6시 이후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자가격리자는 투표소에 오갈 때 마스크를 쓰고 자차 또는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은 금지된다. 투표소가 아닌 다른 장소를 방문해서도 안 된다.
정부는 이동과정에 전담 공무원이 동행하거나 '자가격리앱'을 활용해 자가격리자의 이동 동선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자가격리자에 전담 공무원이 동행할 수 없는 만큼 '자발적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천병철 고려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자가격리자 외출 시 일반인들과 완벽하게 동선을 분리하기는 어려운 만큼 스스로 투표 외의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국민의 투표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국가가 일시적으로 격리를 해제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자가격리자가 투표소에 가는 길에 카페나 편의점 등에 들르게 되면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며 "정부가 모든 자가격리자의 투표과정을 일일이 관리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자가격리자 스스로 투표소 외 장소는 방문하면 안 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표소에서는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사용, 실외에서 대기 등 감염관리 원칙을 지켜야 코로나19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투표하면서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선거 관리요원은 방호복을 입고 벗을 때 주의해야 한다. 담당 투표관리원은 레벨D 수준의 방호장비를 갖추고 업무를 보는데 레벨D 방호복은 착탈의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엄 교수는 "선거 당일에 담당자가 레벨D 방호복을 제대로 입고 벗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방호복 겉에 붙어있는 (감염자의) 비말을 방호복을 벗으면서 손으로 만지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을 갖다 대면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회용 가운 등을 입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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