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일자리 1년전보다 6만3천명 줄어…임시·일용직 빈 일자리는 ⅓토막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고용시장에서 구직자를 흡수할 수 있는 '빈 일자리' 수가 8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공개된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월 마지막 영업일 기준 빈 일자리 수는 13만9천485명으로, 1년 전보다 6만3천318명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2011년 8월(6만4천377명)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빈 일자리는 조사하는 달 마지막 영업일 시점에 구인 활동을 하고 있고 30일 이내에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일자리를 뜻한다.
고용 형태별로는 임시·일용직 빈 일자리 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임시·일용직 빈 일자리는 2만7천77명 감소한 1만3천826명이었다. 빈 일자리가 1년 새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감소분은 2011년 8월(2만8천266명)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상용직 빈 일자리는 전년 동월보다 3만6천243명 줄어든 12만5천658명으로 나타났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사업체의 빈 일자리 수가 7천41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천868명 줄었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빈 일자리가 1년 새 6만1천451명 줄면서 13만2천70명으로 집계됐다.
빈 일자리 수가 이처럼 급감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경영 여건이 악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성재민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국내 빈 일자리 통계가 경기 민감성이 낮다는 연구가 많기는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경우 여러 지표가 이례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가 당장은 주요 고용지표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빈 일자리 급감과 일시휴직자 급증 등 세부 지표가 흔들리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지난 2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9만2천명 증가했으며, 15세 이상 고용률은 60.0%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였다. 다만 취업자에 포함된 일시 휴직자 수가 14만2천명 급증했다.
코로나19의 고용시장 영향은 올해 하반기에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성 실장은 "고용의 경우 경제 위기 영향이 당장 반영되기보다는 1∼2분기 정도 뒤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주가) 버티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영향이 오는데 코로나19의 경우 1∼2분기 정도 뒤인 3분기 말에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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