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설 틴잔 맞아 공장 숙소서 파티…"본국으로 추방하라"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경찰이 코로나바이러스 '봉쇄령'을 어기고 전통 설인 틴잔(Thingyan·띤잔) 물 축제를 즐긴 혐의로 미얀마인들을 체포했다.
14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께 말레이시아 경찰이 쿠알라룸푸르 남부 장갑공장 숙소를 급습해 미얀마인 남성 근로자 62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12일 숙소 안팎에서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고 물을 뿌리면서 함께 축제를 즐기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이동제한 명령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4월 13∼16일은 미얀마의 전통 설인 '틴잔'으로, 축제 기간 서로 물을 뿌리며 불결한 것, 불순한 것, 죄의 더러움, 추함 등을 물로 깨끗이 씻어버리고 새해를 정결히 맞이한다. 태국에서는 비슷한 기간에 '송크란' 물 축제를 즐긴다.
미얀마인 근로자들이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SNS에 공개되자, 말레이시아인들은 "당장 본국으로 추방하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피의자 중 일부는 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시인했다"며 "수사를 확대해 추가 체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기준 총 4천817명이고, 사망자는 77명이다.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초 쿠알라룸푸르의 모스크에서 열린 부흥 집회 참석자를 중심으로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자 같은 달 18일부터 2주간 이동제한령을 발동했고, 2주씩 두 차례 더 연장했다.
외국인 전면 입국 금지는 물론 일반 시민이 생필품 구매·병원 방문 등을 제외하고는 집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15일부터 시작되는 3차 이동제한령 발령 기간에 미용실·이발소, 안경원 등의 영업을 허용하려 했으나, 해당 업종 종사자들이 "목숨이 더 중요하다"고 반발하면서 해당 방침을 철회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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