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혜업종 아닌가"…IT공룡 '디지털세 연기요구' 논란

입력 2020-04-14 16:34  

"코로나 수혜업종 아닌가"…IT공룡 '디지털세 연기요구' 논란
英 대형기술기업 단체, 코로나19 내세워 유예 주장…전문가들 "뻔뻔하다" 비판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IT '공룡' 기업들이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디지털세'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에서 이들 기업을 포함해 수백개 기술기업을 대표하는 테크UK는 영국 정부가 부과하려는 디지털서비스세 제도를 재검토하고, 과세를 1년 뒤로 미뤄 기업들에 조금 더 숨 쉴 공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IT기업들은 이달부터 수익의 2%를 디지털서비스세로 내야 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앞으로 수익은 줄고 빚이 늘어나는 등 재정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이유로 납부 연기를 요청했다.
앤서니 워커 테크UK 부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미래의 수익이 불확실한 시점인 만큼 정부는 이 세금이 어떻게 설계됐고, 언제 어떻게 시행되어야 하는지를 다시 살펴보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세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 검색 서비스,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이득을 본 IT 기업들이 코로니19를 이유로 재정악화를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세정의네트워크 앨릭스 코밤 대표는 IT 업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실효세율을 자랑하는 산업"이라며 "기술 기업들의 수준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너무나 뻔뻔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안에 디지털세 도입을 위한 국제적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이 규칙이 마련된다면 영국 정부는 부과하기로 한 디지털서비스세를 줄이고 OECD 기준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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