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홈피에서 서방의 대응을 '느림보'로 비판하자 항의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이 웹사이트에 프랑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자 프랑스 정부가 주프랑스 중국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일이 빚어졌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14일 프랑스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주프랑스 중국대사관 측의 '논쟁적인 글'에 항의하기 위해 루사예(盧沙野)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를 초치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외무부 발표문을 통해 "나는 오늘 아침 주 프랑스 대사가 초치됐을 때 최근 (중국대사관 측의) 발언들에 대한 실망감을 분명하게 표명했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은 최근 몇 주 사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자랑하기 위한 강도 높은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이 과정에서 서구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비판했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대사관 홈페이지에 '왜곡된 진실의 복원-파리에 부치는 한 중국 외교관의 관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중국 외교관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서방의 대응을 '느림보'라고 비판하면서 프랑스의 양로원 직원들이 "한밤중에 자신의 임무를 포기해 수용자들을 굶고 병들어 죽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프랑스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격렬한 반감을 샀다.
중국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발병이 시작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자 유럽의 일부 국가에 의료용품을 지원함으로써 칭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러한 의료용품 기부를 선전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신속하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세계 각국이 적기에 대응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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