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코로나19 우려에 수감자 석방…독재정권 인권 범죄자 제외

칠레, 코로나19 우려에 수감자 석방…독재정권 인권 범죄자 제외
과밀 교도소 내 코로나 확산 가능성에 고령자·임신부 등 1천300명 석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칠레 당국이 교도소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수감자들을 무더기로 석방하기로 했다. 단, 독재정권 시절 인권 범죄자들은 석방 대상에서 제외됐다.
15일(현지시간) 칠레 언론 등에 따르면 전날 헌법재판소는 수감자 1천300명을 가택 연금 등을 조건으로 석방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수감자들을 중심으로 75세 고령자나 임신부, 2살 미만의 아이를 둔 여성 등은 남은 형기를 집에서 보낼 수 있게 됐다.
이는 과밀 상태인 칠레 교도소에서 코로나19가 퍼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인권 범죄자나 살인, 납치, 마약, 가정폭력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이들은 석방 대상에서 제외됐다.
특히 1973∼1990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 독재 시절 인권 유린을 자행한 100명가량의 수감자도 그대로 교도소에 머물게 됐다.
당초 칠레 우파 상원의원 14명이 인권 범죄자들을 제외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군부 정권 시절 칠레에서는 반체제 운동가 등 3천 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칠레엔 지금까지 7천917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9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중 교도소 내 감염자도 100명가량에 달한다.
교도소 내의 열악한 위생 상태 등에 대한 수감자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지난달 칠레 최대 규모 교도소인 산티아고 1 교도소에 수감자 200여 명이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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