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진용 개편, 코로나19 위기대응 태도 변화로 이어지나

입력 2020-04-16 11:48  

금통위 진용 개편, 코로나19 위기대응 태도 변화로 이어지나
전통적 매·비둘기 구분 큰 의미없는 상황…가보지 않은길 가야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성서호 정수연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진용 개편이 통화정책 방향의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 부닥친 만큼 한은이 전통적인 정책 틀에서 벗어나 '최종대부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16일 한은에 따르면 조윤제(68) 전 주미대사, 서영경(56)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금통위 신임 위원으로 추천됐다. 고승범 현 금통위원은 다시 추천돼 연임을 앞두고 있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평가받던 신인석·조동철 위원과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평가받던 이일형 위원의 후임후보들이다. 고 위원은 매파에 가까운 중도 성향이라는 평가가 많다.
후임 3명이 어떤 성향인지 아직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충격이 가시화한 만큼 과거 잣대로 위원 성향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위기 상황에서 최종대부자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어느 정도로까지 동원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두고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7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하고,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을 통해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는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별도 기구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회사채 매입에 나서고 2조3천억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 계획까지 발표한 상황에서 한은의 위기 대응 태도가 안이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아 왔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은 매우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강구하고 있는데 한은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선제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새 금통위원의 합류는 금통위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상 최저금리와 양적완화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헤쳐나가야 할 막중한 책무를 안게 된 상황에서 기존의 정책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신속하고도 과감한 통화신용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한은의 유동성 공급은 금융권에 치중되어 있고 그러다 보니 통화정책의 효과가 제약됐다"며 "기업이나 가계로 파급효과가 어떻게 더 퍼질 수 있을지 방법을 더 고민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한은법을 개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현행법 테두리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돈을 풀 수 있는 방안을 새 위원들이 내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례 없는 상황에 직면한 만큼 신중한 정책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한국경제학회장)는 "한은의 역할이 커지긴 했지만 전통적인 정책수단이 작동을 안 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수단을 사용할 수는 없는 거다. 그걸 넘어서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므로 정책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