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대 제안 백악관이 거절…마찰 지속하면 기능약화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미국 민주당의 외교·군사 분야 상·하원 중진의원들이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과 관련해 동맹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메넨데즈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15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미 정부가 한미 SMA 종료 후 4개월 동안이나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해 유감"이라며 "우리는 당신들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한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메넨데즈를 비롯해 상원 군사위원회 간사인 잭 리드 의원,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 애덤 스미스 하원 군사위원장 등 4명이다.
이들은 서한에서 "한미동맹은 공유한 희생을 통해 피로 맺어진 동맹"이라며 "한국과의 건강하고 튼튼하며 굳건한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 이익을 위한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협상 교착을 풀고 협정 타결을 위해 최근 미국에 중대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백악관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는 한국이 추가적인 책임을 질 수 있고 또 져야만 하고, 아울러 굳건한 동맹 유지에 대한 증가된 부담을 충족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한다"며 "하지만 우리가 공정하고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계속되는 마찰이 동맹 자체의 적절한 기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깊은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준비태세에 대한 도전을 포함할 수 있고, 미국 안보 이익뿐 아니라 미 군무원들의 삶을 위협할 수도 있다"며 "그런 시나리오에서 유일한 승자는 우리의 적들이다. 이것이 당신들과 공유하고 싶은 심각한 우려"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작년 9월 시작된 SMA 협상에서 올해 한국이 부담할 분담금으로 작년(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제시했다가 40억 달러 안팎으로 낮췄다. 한국은 최근 작년 대비 13% 인상안을 제시해 타결 직전까지 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절해 무산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이번 달 1일부터 시작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천여명의 무급휴직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전날 "한국이 우리의 가깝고 신뢰받는 동맹이라는 내 견해는 여전히 유지된다"면서도 "그들은 부자 나라다. 그들은 우리의 상호 방위와 그들의 특정한 방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더 지불할 수 있고 더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었다.
의원들은 이어 협상 교착이 가져올 위험 증대에 대한 평가와 그런 위험을 완화할 계획은 물론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두 장관의 계획을 요구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협상 교착은 한미 양국이 코로나19와 싸우는 와중에 진행되고 있다"며 "코로나19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에도 훈련을 연기하게 함으로써 한미 군사대비태세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메넨데스 의원과 리드 의원은 지난 1월에도 두 장관 앞으로 공개 서한을 보내 SMA 미타결로 한반도에서의 위험이 증가되고 있다면서 SMA가 동맹을 떠나게 만드는 쐐기로 작용하게 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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