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블린 대통령, 연립정부 구성권 의회로 넘겨
코로나19 사태서 네타냐후 정권 지지도 상승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의 새 연립정부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면서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새 연립정부 구성 권한을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에 넘긴다고 밝혔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중도 정당인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 대표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리블린 대통령이 부여한 협상 시한인 15일 밤 12시까지 합의하지 못한데 따른 수순이다.
앞서 리블린 대통령은 간츠 대표와 네타냐후 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3일 밤이었던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앞으로 21일 동안 의원 과반(61명)의 지지를 받는 총리 후보를 물색할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는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새 연립정부에서 18개월 동안 먼저 총리직을 수행하고 간츠 대표가 총리직을 이어받는 방안에는 의견이 접근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법부 관련된 문제가 쟁점으로 꼽혀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사법부 인사 절차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고 하지만 청백당은 이에 반대해왔다.
또 네타냐후 총리는 법원 판결로 자신이 총리직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개연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법원이 네타냐후 총리가 부패 혐의로 연립정부를 이끌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릴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대표가 총리가 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으며 올해 5월 하순 이후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스라엘 연립정부 협상이 이번에도 실패하면 1년여 사이 총선이 4차례나 치러지는 사태가 벌어진다.
작년 4월과 9월 각각 총선이 치러졌지만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모두 연립정부를 꾸리지 못했다.
올해 3월 2일 총선에서도 접전이 펼쳐진 뒤 군 참모총장 출신의 정치인 간츠 대표가 먼저 28일 동안 연립정부 구성권을 받았다.
이후 간츠 대표는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와 손잡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꿨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오히려 협상에서 강경한 모양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집권당 지지도가 상승한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TV방송 채널12가 지난 13일 방송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4%가 이스라엘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선을 다시 실시할 경우 리쿠드당이 차지할 의석이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석 120석 중 40석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총선을 계기로 확보한 36석보다 4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우파 지도자인 네타냐후 총리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다른 국가보다 빨리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펴왔다.
16일 아침까지 이스라엘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2천591명이고 이들 중 140명이 숨졌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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