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령에 아프리카 수백만명 기근 위험…WFP "봉쇄령 전에도 20% 영양실조"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서부 나이지리아의 국가인권위원회는 15일(현지시간) 보안요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봉쇄령 단속 과정에서 바이러스 자체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밝혔다.
dpa 통신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인권위원회는 이날 보고서에서 "코로나19는 지금까지 11명의 환자를 숨지게 하였지만 사법기관 요원들은 규정을 강제하면서 사법절차에 따르지 않고 18명을 처형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초법적 살인행위 배후 기관으로 나이지리아 교정서비스, 경찰, 군, 에보니주(州) 코로나19 대응팀 등을 꼽았다.
인권위는 재판을 거치지 않은 처형이 지난 3월 30일∼4월 13일 기간 봉쇄령 하에 있는 나이지리아 많은 지역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 기간 보안요원들이 봉쇄령을 지키지 않는다며 사람들을 사살했다는 여러 보고가 있었다.
인권단체들은 과거에도 나이지리아 보안요원들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법 바깥 영역에서 살인을 저질렀다고 비판해왔다.
나이지리아는 생계를 위해 날품팔이를 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높다. 이들 중 많은 사람은 봉쇄령에 살아 남을 수 없다고 말한다.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서 '록다운'을 시행하면서 사회보장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수백만 명이 기근에 처해있다고 보도했다.
하반신 마비로 전화카드를 팔면서 살아온 세후 이사 다이야누 두무스(53)는 현금도 바닥나고, 먹을거리라고는 몇줌의 카사바 가루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지리아 최대도시 라고스에서 봉쇄령 연장 때문에 이도 저도 못하는 무일푼 신세가 됐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봉쇄령 이전에도 12억 아프리카인의 최소 20%가 이미 영양결핍 상태였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런 가운데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토주(州) 후라 마을에서 괴한들이 15일 민간인 9명을 사살했다고 AFP통신이 현지 경찰을 인용해 전했다. 이는 유목민과 농경민 간 초지 다툼 등에 따른 연쇄적 분쟁의 하나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나이지리아 북동부 마이두구리시(市) 외곽에서 총격전이 일어나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나이지리아 보안군 5명을 숨지게 했다고 보안 소식통이 15일 밝혔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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