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조원 구하려다 경질된 미 함장 '불이익 예감'에도 상부에 서한

입력 2020-04-17 08:06  

승조원 구하려다 경질된 미 함장 '불이익 예감'에도 상부에 서한
WP, 크로지어 전 함장 이메일 공개…"내 경력에 미칠 영향 관계없어"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승조원 하선을 요청하는 서한을 상부에 보냈다가 경질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의 브렛 크로지어 전 함장이 해군 관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이 공개됐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이메일에 따르면 크로지어 전 함장은 상급자 등에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의 경력에 불이익이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승조원들의 감염을 막기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이메일에서 "우리가 투입된 순간 더 많은 단호한 조치를 요구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지만, 이 시점에서 나의 유일한 우선순위는 승조원들과 승선한 직원들의 지속적인 행복"이라고 썼다.
그는 또 "아시다시피 지휘관의 책임은 절대적이며 만약 도움을 요청할 시간이 있다면 나의 경력에 미치는 영향과는 상관없이 지금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크로지어 전 함장은 루스벨트호가 머무른 괌 해군기지 관계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충분한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선원들은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승조원들을 14일 이상 격리하기 위해 괌에 있는 호텔 사용을 요청하는 것은 정치적 우려가 있다는 걸 알지만, 호텔은 비어있고 그것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다고도 썼다.
크로지어 전 함장은 이메일을 루스벨트호가 속한 항모전단의 지휘관인 스튜어트 베이커 소장을 비롯해 존 아퀼리노 태평양함대 사령관 등 3명의 해군 제독에게 보냈다. 또 7명의 해군 대령에게도 같은 내용을 보냈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크로지어가 서한을 20명 또는 30명에게 보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비난한 토머스 모들리 전 해군장관 대행의 주장과 상반된다고 WP는 말했다. 모들리 전 대행은 크로지어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며 비난했다가 사퇴 요구를 받고 결국 퇴진했다.
앞서 크로지어 전 함장은 이 이메일에 첨부한 4쪽 분량의 서한 내용이 언론에 공개돼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괌에 정박 중이던 항모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는 데도 하선 명령이 내려지지 않자 지난달 30일 상부에 서한을 보내 승조원들의 안전을 위해 하선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편지 내용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고 결국 승조원 하선 결정은 내려졌지만, 해군은 그를 전격 경질했다.
한편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크로지어 전 함장의 복귀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고 NBC 방송이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루스벨트호 사안 조사와 관련, "지난주 조사가 마무리됐으며 현재 해군이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가 제출되기 전까지 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매우 합리적인 의견과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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