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 급한데…중국 규제에 의료장비 수입 지체

입력 2020-04-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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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로나19 급한데…중국 규제에 의료장비 수입 지체
FDA 등록 용품도 중 당국 승인받아야 수출…"최소 6∼10일 지체에 선적량도 부족"
대중 관세 이어 의료장비 수급에 걸림돌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중국의 규제 때문에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마스크, 진단 키트 등 의료 장비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손소독제·살균제 등의 수입이 대중(對中) 관세에 가로막혀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의 규제까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WSJ은 중국 당국이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아 보호장구와 의료 장비들이 묶여 있다고 미국 외교 당국과 산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WSJ이 입수한 미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장비 업체인 퍼킨엘머는 중국 쑤저우(蘇州) 공장에서 코로나19 진단 키트 140만개를 들여오려 했지만, 중국의 새로운 규제 때문에 막힌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하이 당국은 3M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N-95 마스크의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를 해제하려면 중앙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퍼킨엘머, 3M은 중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선적 물량은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미국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66만7천801명, 사망자 3만2천917명으로 세계 최대 타격을 입은 상황에 의료용품 부족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앞서 WSJ은 지난 12일 의료제품기업과 무역상들이 최근 잇달아 세관에 대중 관세 완화를 요청하는 청원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관세로 소독제와 살균제 등 코로나19와의 싸움에 필요한 물품들의 가격이 오르고 부족 현상까지 초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번 달 비상 상황에서 필요한 의료용품 등이 반출되지 않도록 수출 제한을 위한 규제를 신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중국의 신설 규제 여파로 수입이 최소 6∼10일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 보고서는 "중국의 규제가 품질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이 때문에 미국이 중요한 물자를 적기에 수입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에 유통되는 마스크와 장갑, 고글, 의료 보호 장구 등의 40% 이상을 생산해 미국으로서는 다른 수입선을 찾는 게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은 중국 내 외교관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의료 용품 확보를 위한 지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중국은 수출 의학용품의 중요성을 고려해 품질 관리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19를 은폐했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고자 유럽국가에 수출한 의료 장비 중 일부가 불량품으로 드러난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등록된 물품도 중국의약품관리국(NMPA)의 승인을 받도록 규제를 신설했다고 WSJ은 전했다.
aayy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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