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1천억원 이상 순매수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최근 30일간 국내 증시에서 기록적인 '팔자' 행진을 이어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17일 장 초반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천58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6천561억원을 순매도하고, 기관은 1천90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같은 시각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0.52포인트(3.26%) 오른 1,917.59를 가리켰다.
특히 이날 외국인 매수세는 시총 상위 대형 IT주에 몰리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3분 현재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 1천79억원, 삼성전기[009150] 218억원, 삼성SDI[006400] 195억원, 삼성전자우[005935] 188억원, SK하이닉스[000660] 15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런 영향으로 같은 시각 삼성전자(5.10%)와 삼성전기(9.05%), SK하이닉스(4.80%) 등은 동반 강세를 보였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0거래일 연속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며 14조7천64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역대 최장인 2008년 6월 9일∼7월 23일 33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긴 순매도 기록이다.
이번 순매도 행진은 액수로는 일찌감치 역대 최대치를 넘어섰다. 종전 최대 기록은 33거래일 연속 순매도 당시 8조9천834억원이었다.
외국인과 반대로 그동안 국내 주식을 순매수해왔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장중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이 매수에 나서자 개인들은 차익 실현을 위해 그동안 매수했던 물량들을 일부 처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외국인이 순매도를 지속했던 30거래일 동안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2조7천884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에 개인이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4일, 이달 6일과 14일 단 3거래일뿐이었다.
지난달 19일 1,500선이 붕괴됐던 코스피는 이날 장중 1,900선을 회복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 데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의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소식에 시장을 억누르던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한층 완화됐다"며 "미국 증시에서도 선물 지수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외국인이 매도 공세를 접고 순매수 기조로 전환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 연구원은 "치료제의 효능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고 실제 상용화 과정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추세적인 순매수 전환을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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