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근로자 1천300명 숙소·한국서 파견 올 직원 비자 문제 해결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이 17일 현대자동차 건설 현장을 돌아보고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시국이지만 현대차 공장 건설은 두 나라 간 약속이기에 일정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법인에 따르면 바흐릴 청장은 이날 오전 자카르타 외곽 서부 자바주 브카시군의 건설 현장을 방문해 애로를 청취했다.
현대차는 완성차 공장을 아세안 국가 중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에 짓기로 하고, 작년 말부터 공사를 시작해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이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러 가지 제약이 생기면서 일정 차질이 우려되자 바흐릴 청장이 직접 나섰다.
현재 건설 인력 1천300명이 현장 인근 숙소에서 생활하며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브카시군에서 시행된 코로나 예방을 위한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 조치 시행령은 건설 공사를 허용하는 대신 근로자들이 현장 안에서 생활하게 돼 있다.
이에 현대차는 바흐릴 청장에게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잘 수가 없으니 공단 내 숙소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인도네시아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상태지만, 공사 진행에 따라 한국에서 180명의 현대차 인력이 들어올 수 있도록 비자 발급 협조를 구했다.
바흐릴 청장은 "현대차 공장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양국 간 현안이고, 두 나라 대통령이 약속한 사안"이라며 "코로나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일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청장은 이날 현장 방문에 배석한 경찰서장 등 공무원들에게 공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지원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비자발급 문제도 국가 정책상 필요한 일이기에 이민청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 '이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하기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모든 지원을 해야 한다'고 적었다.
내년 말부터 현대차 공장이 가동되면 3교대, 3천700여명이 일하게 된다.
앞서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도네시아 의료진이 쓸 방역복 5만 세트(50만 달러)를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이달 9일 국가재난방지청(BNPB)을 통해 방역복 5만 세트 중 먼저 1만벌을 전달했고,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어려움 속에서 도움의 손길을 준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의 진정한 파트너이자 영원한 동반자"라고 감사를 표했다.
현대차는 당초 올해 상반기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초청해 공식 기공식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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