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코로나19 '온상'되자 음성판정자 군 시설·부유식 숙박시설 등으로 옮겨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이주노동자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한 이들을 크루즈선에 분산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7일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 관광위원회는 이메일 성명서를 통해 "방은 물론 딸린 화장실도 있어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크루즈선을 이용한 분산 수용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현재 정박 중인 크루즈선 2척에 대해 적절한 환기 시스템이 갖춰졌는지, 감염관리 조치가 잘 이뤄질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코로나19 완치 판정을 받았거나,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받은 이주노동자들이 기숙사로 돌아가지 않고 크루즈선에 분산 수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크루즈선 수용이 이뤄지면 이주노동가 기숙사의 공간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분산 시설로 고려 중인 중형급 크루즈선 2척은 각각 2천명의 이주노동자를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당국은 코로나19 감염 '온상'이 된 이주노동자 기숙사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필수 사업장 종사자 위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을 공공주택이나 군 시설 그리고 해상 부유식 숙박시설 등으로 분산 수용하고 있다.
현재 7천명 이상이 이주노동자 기숙사에서 나와 이들 시설로 이동했다.
싱가포르에서는 전날(16일) 하루 규모로는 가장 많은 728명이 새로 코로나19 환자로 판명돼 누적 확진자가 4천427명으로 늘었다.
전체 누적 확진자 중 이주노동자 기숙사 관련자는 2천689명으로 60.7%를 차지했다.
싱가포르에는 20만명 이상의 이주노동자들이 있으며, 이들은 43개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기숙사 19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8곳이 격리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기숙사 내 공간이 넓지 않아 격리 조치로 오히려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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