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 정부 고위 당국자 인용 보도…신용등급 영향줄 듯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탈리아의 올해 재정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육박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정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8년 기준으로 이탈리아 GDP가 2조달러 규모였던 점에 비춰 재정적자가 2천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는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고자 대규모 재정 지출을 감행하는 데 따른 것이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3위권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작년 재정적자 규모는 GDP 대비 1.6%로,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소폭 오른 2.2%를 목표로 잡았는데,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를 맞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수준의 재정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경제 부양을 위해 1차로 250억유로 규모의 긴급 자금을 풀었다.
여기에는 붕괴 위기에 처한 보건·의료 서비스 지원과 영세 자영업자 및 임시 해고 노동자 수입 보전 등을 위한 자금이 포함됐다.
이어 극빈층 생계비 지원, 기업의 은행 대출 보증 등과 같은 후속 대책이 뒤따랐다.
정부는 이달 말 한 달 이상의 봉쇄 조처로 도산 위기에 빠진 영세 기업에 최대 1만4천유로(약 1천800만원)를 보상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이 인용한 정부 고위 당국자의 재정적자 전망치는 이러한 추가 부양책까지 고려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재정적자가 이미 GDP 8%에 육박하는 상황"이라며 "새로 도입될 부양책이 시행될 경우 적자 규모가 여기서 최소 2%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경제계 일각에선 이탈리아의 재정적자가 약 30년 만에 처음으로 GDP 대비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실제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탈리아의 올해 재정적자가 GDP의 10%에 달할 것이라고 최근 전망한 바 있다.
이탈리아는 매년 심각한 수준의 재정적자를 떠안아 오긴 했으나 1990년대 초 이래 적자 규모가 GDP 대비 두 자릿수 %를 보인 적은 없다.
이탈리아의 이러한 급격한 재정적자 상승은 국가신용도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오는 24일, 미국 무디스와 캐나다 DBRS는 내달 8일 각각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피치의 신용등급 평가는 오는 7월 10일 공개 예정이다.
이탈리아는 각사의 신용등급 평가에서 한두단계 차이로 투자 적격 등급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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