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투시아대 연구팀 분석…760만명은 월수입 66만원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최소 300만명의 이탈리아 국민이 사실상 이렇다 할 수입 없이 생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도 로마 인근 비테르보 지역에 있는 투시아대 연구팀에 따르면 이탈리아 전체 인구 6천만명 가운데 3분의 1인 2천100만명이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ANSA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1천800만명이 연간 평균 1만5천유로(약 2천만원·월 165만원)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 중 절반에 육박하는 760만명은 연 6천유로(약 790만원·월 66만원)도 채 안 되는 소득으로 생계를 잇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300만명은 소득이 전무해 세무당국에 소득 신고를 하지 못했거나 필요 최소한의 생계비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인원으로 분류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지난달부터 전국 이동제한령, 비필수 업소·사업장 잠정 폐쇄 등의 조처를 했다.
이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영세 자영업자와 해당 업소·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사실상 수입이 끊겨 절대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들이 가정의 유일한 수입원일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연구팀은 이런 사례에 속하는 노동자 수가 37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이들을 상대로 월 600∼800유로의 생계비를 긴급 지원하기로 했으나 당장의 수입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봉쇄 조처는 일단 내달 3일까지로 기한이 정해져 있으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등의 상황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현지에선 2008년 금융위기 이래 10년 넘게 지속하는 장기 경기 침체 속에 심화하는 계층간, 남북 지역 간 소득 양극화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기준으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6만8천941명으로 미국, 스페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많다. 또 사망자 수는 2만2천170명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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