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때 전과자'…신고자 눈썰미에 미국 탈옥수 2명 검거

입력 2020-04-18 08:33  

'나도 한때 전과자'…신고자 눈썰미에 미국 탈옥수 2명 검거
죄수용 내복 눈치채고 경찰에 신고…탈옥 하루 만에 체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교도소에서 달아난 탈옥수 2명이 한때 전과자였던 한 시민의 눈썰미에 걸려 도주 하루 만에 체포됐다.
17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컬럼비아 카운티 교도소에서 탈옥한 제임스 로버트 뉴먼(37)과 토머스 E. 디어링(46)은 이날 일리노이주 록퍼드의 노숙자 센터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전날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교도소에서 탈출했고, 이날 오전 8시 30분께 교도소에서 남쪽으로 105마일(약 169㎞) 떨어진 노숙자 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추위에 떨면서 센터 문을 두드린 탈옥수들은 노숙자 행세를 했고, 센터 원장인 칼리 라이스에게 입을 옷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라이스는 그들이 노숙자가 아니라는 점을 바로 눈치챘다.
과거 본인도 감옥을 들락거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죄수용 내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 한눈에 들어온 것이다.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위스콘신주에서 탈옥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던 터여서 라이스는 이들이 탈옥수임을 직감했다.
라이스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두 사람은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나 자신도 전과자였기 때문에 (죄수용) 옷에 익숙했다"고 말했다.



순간 기지를 발휘한 라이스는 직원을 시켜 커피와 담배를 탈옥수들에게 대접했고, 직원이 시간을 끄는 사이 911에 신고했다.
5분 뒤 탈옥수들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체포돼 교도소에 다시 수감됐다.
경찰은 "(라이스 원장은)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많은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라이스는 과거 로스앤젤레스(LA)에서 노숙자 생활을 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사랑받지 못하고 길을 잃은 사람들에 대해 동정심을 갖고 있지만, 우리 도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앞으로도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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