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선원 92명 코로나19 양성 반응…수영 메달리스트 사망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도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사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진료소가 가동됐다.
20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실로암병원그룹과 리뽀몰 인도네시아는 남부 자카르타 끄망빌리지 입구와 서부 자카르타 푸리 리뽀몰, 치카랑 메이카르타 컨벤션센터 등 3곳에 17일부터 30일까지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운영한다.
운영자 측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지만, 너무 빨리 병원에 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설치했다"며 "자동차에 탄 채 검사받기 때문에 신속,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사 희망자는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에 적힌 왓츠앱(메신저)에 이름, 생년월일, 신분증 사진 등을 보낸 뒤 스마트폰 전자 결제 앱인 '오보'(OVO)로 48만9천 루피아(약 4만원)를 결제하면 된다.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는 혈액을 채취해 신속 진단키트로 감염 여부를 확인한 뒤 검사 당일 왓츠앱으로 결과를 알려준다.
만약 신속 진단키트에서 양성이 나오면 정확도가 높은 유전자 증폭검사(PCR)를 받으라고 안내한다.
실로암병원 그룹은 땅그랑과 남부 자카르타의 소속 병원 두 곳을 코로나19 감염자 지정 병원으로 준비했다.
드라이브 스루가 설치된 장소 중 끄망빌리지는 한국 교민·주재원 수백 가구가 모여 사는 곳이다.
병원 측은 당초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끄망빌리지 리뽀몰(백화점) 앞쪽에 설치하려 했으나, 주민들이 감염 확산 우려를 제기하자 아파트·백화점 단지 외곽 진입로에 설치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기준 총 6천575명이고, 사망자는 582명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6천588명), 필리핀(6천259명)의 확진자 수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올라가고 있다.
사망자 수는 인도네시아가 월등히 많으며, 인도네시아의사협회(IDI)는 실제 사망자 수가 이미 1천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공식 집계한 사망자 수는 582명이지만, 코로나 의심 증상으로 숨진 환자가 훨씬 많고 이들의 사후 검사 결과가 더디게 나오고 있다고 의사협회는 설명했다.
동누사틍가라 마우메레에서 출발해 이달 10일 술라웨시섬 마카사르에 도착한 여객선(KM Lambelu)에서는 선원 151명 가운데 92명이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배 안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현지 매체들은 인도네시아의 유명 수영선수 루크만 니오데(56)가 코로나19로 사망한 소식도 잇따라 보도했다.
루크만은 1983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고,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은퇴 후에는 국가체육위원회(KONI)에서 간부로 활동했다.
그는 호흡곤란 등으로 15일부터 병원치료를 받다 17일 숨졌다. 앞서 신속 검사에서는 코로나19 음성 반응을 보였으나,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한편, 자카르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업자가 속출하고, 경기가 나빠지면서 치안 불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19일 새벽 동부 자카르타의 카쿵에서는 오토바이에 탄 10대 두 명이 길가는 시민의 핸드폰을 날치기한 뒤 달아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피의자들이 멈추라는 요구에 불응하자 오토바이에 탄 채 수차례 총을 발사했다.
피의자들은 한 명이 복부에 총상을 입은 뒤에야 멈췄고,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SNS에 공개됐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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