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대통령이 신에 의지하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경제를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해 질병의 광범위한 확산이 우려된다.
현재 여러 아프리카 국가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야간 통행 금지, 도시 봉쇄 등 단호한 조처를 하고 있지만, 탄자니아는 전국 학교들에 대한 수업 중단 조치만 내리고 시장, 버스 정류장, 상점들은 평소처럼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AFP 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탄자니아의 존 마구풀리 대통령은 지난 17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전 국민 기도 기간을 정해 바이러스 퇴치를 기원했다.
마구풀리는 지난달 수도 도도마의 한 교회에서 "지금은 마스크에 의존할 때가 아니라 우리의 신앙심을 키우고 신께 끊임없이 기도할 때다. 교회와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계속 출입해 기도를 이어가야 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단지 바람의 변화에 불과하며 다른 전염병처럼 사라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마구풀리는 지난주 성금요일(Good Friday) 행사에서도 신이 탄자니아를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탄자니아는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0일 현재 170명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고 7명이 사망했다.
탄자니아 한 야당 대표인 지토 카브웨 의원은 AFP에 "정부가 심각하게 생각지 않아 불안하다. 감염자 및 사망자 통계에 대한 투명성이 결여됐으며 전염병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 부족이 문제"라고 말했다.
카브웨 의원은 그러면서 상업 도시 다르에스살람, 아루샤, 므완자, 그리고 수도 도도마에 대한 부분적 봉쇄 및 유명 관광지와 반 자치 지역인 잔지바르에 대한 전면 봉쇄를 제안했다.
한편, 내달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인근국 부룬디도 '신의 가호'를 내세우며 일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탄자니아는 올 10월 대통령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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