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간츠, 코로나19 사태 '비상내각' 합의…정국혼란 해소될듯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의 새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20일(현지시간) 진통 끝에 타결됐다.
이스라엘의 장기 집권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는 일단 총리직을 유지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리쿠드당을 이끄는 네타냐후 총리와 중도 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의 베니 간츠(60) 대표는 이날 저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비상 내각' 구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18개월 동안 먼저 총리직을 수행하고 간츠 대표가 총리직을 이어받게 된다.
이로써 2018년 12월 연립정부 붕괴로 의회가 해산한 뒤 1년 4개월 동안 이어진 정국 혼란이 봉합될 전망이다.
이스라엘에서는 1년 사이 총선이 3차례나 실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작년 4월과 9월 각각 총선이 치러졌지만,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모두 연립정부를 꾸리지 못했다.
올해 3월 2일 총선에서도 접전이 펼쳐진 뒤 간츠 대표가 먼저 대통령으로부터 연립정부 구성권을 받은 뒤에도 연립정부 협상은 사법부 인사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문제 등 안보 분야에서 강경한 우파 지도자다.
총리직 재임기간이 14년 1개월로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길다.
그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계속 집권해왔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을 이스라엘에 합병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1월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고 올해 5월 하순 이후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파트너인 간츠 대표는 2011∼2015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지낸 직업군인 출신이다.
그는 2018년 12월 '이스라엘 회복당'을 창당하며 정치에 뛰어들어 참신한 이미지로 지지층을 넓혀왔다.
안보 문제에서는 보수적이지만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간츠 대표는 작년부터 부패 혐의를 이유로 네타냐후 총리와 손잡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 3월 26일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의장에 선출된 직후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비상 내각이 필요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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