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20대 부호에 편지 보내 코로나 피해국민 지원 '압박'

입력 2020-04-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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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총리, 20대 부호에 편지 보내 코로나 피해국민 지원 '압박'
TV연설 이어 두 번째…"돈 달라는 것 아니라 지원계획 세워달라는 것"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태국 내 20대 부호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을 겪는 국민들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쁘라윳 총리는 앞서 17일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태국 20대 부호에게 편지를 띄워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21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는 이틀 전 태국 20대 부호들 앞으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민적 협력에 관한 요청'이라는 편지를 발송했다.
그는 서한에서 "코로나19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우리 사회와 경제에 영향을 끼쳤다"면서 "이제는 태국 국민이, 특히 강력한 지식과 능력·재정적 자원을 가진 이들이, 모든 분야에서 협력해야 할 때"라며 "이것이 우리 사회 원로라고 여겨지는 여러분께 편지를 쓰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쁘라윳 총리는 "여러분 중 많은 분이 이미 여러 측면으로 사람들을 도운 데 대해 깊이 감사하지만, 더 많은 걸 해주십사하고 부탁드릴 수밖에 없다"면서 "생애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와 맞닥뜨린 국민들을 가장 빠르고 신속한 방식으로 돕기 위해 여러분의 능력과 자원을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쁘라윳 총리는 주요 기업인들이기도 한 20대 부호들과 함께 '팀 타일랜드'를 꾸려 코로나19 사태 이후 태국 경제가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부호들에게 돈을 내라고 압박하는 것이라는 의구심도 나온다.
쁘라윳 총리는 이를 의식한 듯 서한에서 "나는 기부나 지원금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만 여러분이 모든 계층의 태국인들을 돕기 위한 계획들을 실행해달라는 것이며, 다음 주까지 계획의 세부사항들을 보내준다면 매우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형식은 '요청'이지만 TV 연설 및 공개서한을 통해 총리가 두 번이나 "국민을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낸 만큼, 20대 부호들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AP 통신은 태국에서는 왕실이 가장 재산이 많은데도 총리는 기업가들에게만 손을 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태국에서는 이날 19명이 새로 코로나19 환자로 판명돼 누적 확진자가 2천811명으로 늘었다
고 정부 코로나19 대응센터가 밝혔다.
신규 확진자 19명은 지난달 14일 7명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태국 정부는 확진자 추세가 최근 감소세를 보이면서 이달 말 이후 영업 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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