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로 날아드는 중국 마스크…중 '미국 뒷마당' 공략 가속

입력 2020-04-22 04:03  

중남미로 날아드는 중국 마스크…중 '미국 뒷마당' 공략 가속
중남미 각국, 전세기 띄워 중국산 의료장비 대량 수입
중국, '마스크 외교'로 중남미 내 영향력 확대 꾀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기가 줄어든 중남미 각국 공항에 중국을 오가는 항공기가 쉼 없이 뜨고 내리고 있다.
중국에서 마스크와 장갑, 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를 가득 싣고 오는 비행기들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중국이 공격적으로 벌이고 있는 이른바 '마스크 외교'에서 중남미 역시 예외가 아니다.
'미국 뒷마당'으로 여겨지던 중남미에 대한 공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온 중국은 미국이 자국 코로나19 위기 대처에 허덕이는 사이 중남미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중남미 각국은 국적기를 동원해 앞다퉈 중국산 의료장비를 실어나르고 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엔 지난 20일(현지시간) 중국발 아르헨티나항공 전세기가 도착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50시간 넘게 걸려 날아온 비행기엔 코로나19 진단 시약과 마스크, 방호복 등 중국서 구입한 14t의 의료장비가 실렸다. 이번이 두 번째로, 세 번째 비행기도 곧 중국 상하이로 날아갈 예정이다.
같은 날 페루에도 중국산 신속 진단키트 30만 개 등을 실은 전세기가 도착했다.
19일 멕시코엔 중국 의료장비를 실은 네 번째 아에로멕시코 전세기가 착륙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 경제 사정이 열악한 국가에 무상으로 마스크와 진단키트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초반의 기부가 수출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중국 정부뿐만 아니라 알리바바,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도 잇따라 중남미 정부에 마스크 등을 기부했다.
무상으로 받았든, 돈을 주고 샀든 중국의 의료용품을 확보한 나라들은 중국에 고마움을 표시한다.
멕시코가 지난 1일 중국으로부터 진단키트 5만 개를 기부받은 후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트위터에 "그라시아스(Gracias·스페인어로 '감사합니다'), 중국!!!"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후 멕시코는 중국으로부터 총 5천600만달러(약 690억원) 상당의 의료용품을 구입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 트윗에도 "그라시아스, 중국" 문구가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바라기' 행보를 보여온 브라질의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코로나19 대응방안을 협의하고 중국산 의료장비를 대량으로 수입했다.

다른 지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중남미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품질 등을 두고 잡음이 나오기도 한다. 마스크 외교 뒤에 숨은 중국의 의도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의료진이 사용할 보호장비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중남미 각국은 중국에 의존하는 것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 중남미 각국에서 의료장비 부족을 호소하는 의료진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고, 대부분 나라에서 검사 역량도 뒤처져 신속한 대규모 검사가 어렵다.
미주의 '큰형님'인 미국은 자국 위기를 해결하기에 바쁘다. 의료장비 수출을 막고, 중남미 빈곤국의 코로나19 대처를 도울 세계보건기구(WHO)에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중국의 중남미 공략을 두고 미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정권이 이민 문제 등으로 중남미 국가들과 삐걱대는 사이 이미 중국이 대규모 투자 등을 통해 중남미 영향력을 키워갔는데, 코로나19로 이러한 흐름이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다.
폴 에인절로 미 외교협회 연구원과 레베카 빌 차베스 미주대화 선임연구원은 21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공동 기고문에서 "중남미에서 미국의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된 사이 중국이 그 역할을 차지하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이 국내 위기에 대응하는 사이 미주의 절박하고 불안정한 국가들은 다른 곳에서 의료적·인도적 도움을 구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미국이 미주 이웃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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