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코로나19 확인없이 진료·8인실 입원시켜 집단감염"

입력 2020-04-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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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코로나19 확인없이 진료·8인실 입원시켜 집단감염"
신화통신 "하얼빈 병원내 집단감염 막을 기회 수차례 놓쳐"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의 병원 2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병한 가운데, 이러한 집단감염을 막을 기회가 수차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화통신은 22일 코로나19 환자 천(陳) 모씨(87)가 하얼빈 의대 부속 제1 병원과 하얼빈시 제2 병원 두 곳에 입원해 있는 동안 직간접적으로 35명에게 병을 옮긴 경로에 대해 보도했다.
하얼빈 내 집단감염은 지난달 19일 미국에서 귀국한 중국인 여성 한(韓) 모 씨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씨가 이웃에게 감염시켰고, 감염된 이웃 가족들이 지인들과 식사하면서 확산했다는 것이다.
병원 내 감염은 이 식사 자리에 참석했던 환자 천 씨에게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천 씨는 지난 2일 두통이 있어 제2 병원을 방문했는데, 당시 의사는 천씨가 뇌졸중이라고 진단하고 입원시켰다.
천씨는 발열 증세가 심해져 6일 구급차를 타고 규모가 더 큰 제1 병원으로 이동했고, 호흡기 내과 8인 병실에 입원했다가 10일에야 비로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9일 기준 제2 병원에서는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을 포함해 24명이, 제1 병원에서는 같은 병동의 환자·가족·간병인 등 11명이 확진됐다.
신화통신은 "천씨가 입원해 확진되기까지 여러 과정에서 모두 확산을 막지 못했다"면서 "제2 병원 입원 기간 천씨에게 열이 났지만 병원 측이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병원을 옮기는 과정에서 감염 여부 검사가 이뤄질 수 있었는데, 이 기회 또한 놓쳤다는 것이다.
제1 병원 의사는 천씨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코로나19와 관련해 문진했지만, 그를 이송했던 구급대원이 방호복을 착용하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천씨가 코로나19 환자가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다.
의사는 천씨를 '침강성 폐렴'으로 진단했고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하지 않았다.
천씨가 호흡기 내과에 배정된 후 담당 의사도 '앞서 여러 과정을 모두 통과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 1인실이 아닌 8인실에 입원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하얼빈시 집단감염과 관련, 헤이룽장성 기율검사위원회 등은 17일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하얼빈시 정부와 병원 간부·직원 18명을 문책하도록 했다.
헤이룽장성은 뒤늦게 14일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서는 환자가 코로나19 검사를 해야만 입원하거나 병원을 옮길 수 있도록 했고, 제2 병원은 진료를 중단하고 소독작업을 진행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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