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매장하려해"vs "피해 망상" 中 비판작가-유력언론인 설전

입력 2020-04-2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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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매장하려해"vs "피해 망상" 中 비판작가-유력언론인 설전
'우한 일기' 미국 출판 앞두고 인터넷 격돌…웨이보 핫이슈 1위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봉쇄된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실상을 담은 '우한 일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재해 화제가 됐던 작가 팡팡(方方)이 자신을 비판하는 중국의 유력 언론인과 설전을 벌여 화제다.
22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 따르면 팡팡과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環球時報) 총편집인은 팡팡의 우한 일기 미국 출간을 두고 상호 날 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의 설전은 팡팡이 지난 20일 후 총편집인을 비판하는 웨이보 글을 링크하면서 역공을 펼치면서 시작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설전을 촉발하게 된 한 누리꾼의 웨이보 글은 '어리석음에도 정도가 있고, 악한 데도 정도가 있다'는 제목으로 후 총편집인의 팡팡에 대한 비판이 과도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라 전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지만, 우한 일기를 출판한 팡팡을 지지한 글로 추정된다.
팡팡은 이 글을 링크하면서 "현재 정세로 봤을 때 후 총편집인의 음모가 거의 실현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정말 모르겠다. 후 편집인이 일개 작가를 때려 쓰러뜨리려 하고, 심지어 (나를) 때려죽인다고 해서 어떤 점이 좋은지"라는 소회를 남겼다.
그는 이어 "후 총편집인은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작가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느낀 것을 진실하게 쓸 뿐이지 쇼를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후 총편집인은 가끔 국가와 국민을 위해 걱정하지만, FF(팡팡)에 대해 평가할 때는 투기꾼 같은 행태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후 편집인은 팡팡의 비판에 대해 "자신이 '두들겨 맞았다'고 생각하느냐? 당신은 잘 지내고 있지 않으냐"고 반문하면서 "정부에서 당신을 처벌하지도 주류 매체에서 당신을 비판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후 편집인은 "내 생각에 당신은 우리 사회에서 모든 순간에 있어 행운아였다"며 "우한이 봉쇄됐을 때를 포함해 심지어 현재까지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신의 주장대로 당신의 일기가 당시 정치 상황을 묘사한 것이라면 그 정치 상황의 관심도에 따라서 논쟁 역시 클 수밖에 없다"며 "나는 줄곧 우리 사회가 당신의 글을 용인할 수 있지만, 사회에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존재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역설했다.
후 총편집인은 또 팡팡이 인터넷에서 날카로운 비평가이지만, 자신을 향한 비판은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피해 망상 증세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팡팡은 비판을 당할 때면 비판하는 사람들을 홍위병 취급하고 있다"며 "이는 마치 문화대혁명(1966∼1976)을 방불케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신의 명성은 우한 봉쇄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면서 "명성에 걸맞게 자신의 품격을 한단계 더 쌓아 현재의 지위를 견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 사람의 설전 내용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웨이보 핫이슈 1위에 올랐다.
중국 누리꾼 다수는 "나는 비판해도 되지만, 상대는 나를 비판해선 안 된다는 미국식 이중잣대다", "후 총편집인을 지지한다" 등 팡팡을 비판하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팡팡의 우한 일기 출간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대체로 우한의 어두운 면만 노출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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