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과 '윙' 마크 계약 연장…아시아나 "매각 진행 중이어서 연장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절반의 인력으로 운영 중인 아시아나항공[020560]이 금호산업과 상표 사용 계약을 연장한 사실이 알려지며 아시아나항공 내부가 시끄럽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금호산업 소유의 상표(금호아시아나 브랜드) 사용 계약을 연장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7년 통합 기업 이미지(CI) 소유권을 가진 금호산업과 '윙(날개)' 마크 사용에 대한 상표권 계약을 맺고 매년 계약을 갱신해왔다. 이번에도 작년에 맺은 계약이 이달 30일로 종료됨에 따라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표권 사용료는 월별 연결 매출액의 0.2%로 책정된다. 이번에 계약을 맺은 금액은 119억4천600만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월 단위로 금호산업에 지급하게 된다.
상표권 사용 계약은 계약 기간(5월1일∼내년 4월30일) 중 해지 또는 변경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로의 매각 절차가 완료될 경우 금호산업과의 상표권 사용 계약을 해지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강도 높은 자구안을 실시 중인 와중에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상표권료로 지불한다는 소식에 아시아나항공 내부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애플리케이션(앱)인 블라인드에는 "무급휴직 시키고 세이브한 돈을 갖다 퍼주냐" "무급으로 회사 버티는 데 쓰인다고 생각했는데…" 등의 불만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직원은 "무급휴직 3개월 해서 박삼구(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퇴직금 주고 브랜드 사용료 주고 라임펀드 손실 난 거 주고 남는 게 없다"고 자조 섞인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에서만 작년에 급여 1억6천800만원과 기타 근로소득 11억9천200만원, 퇴직금 20억7천900만원 등 총 34억3천9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달에 전 직원이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을 사용하도록 해 사실상 절반의 인력만으로 운영한 데 이어 사업량이 정상화될 때까지 매달 전 직원이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에 들어가기로 한 상태다.
이와 함께 캐빈(객실)승무원, 국내 공항 지점 근무자를 대상으로 5월 이후 2개월 단위로 유급 휴직 신청을 받는 등 생존을 위한 강도 높은 자구안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직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상표권 사용 연장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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