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첩보원, 미국 봉쇄령 등 코로나19 허위정보 확산에 일조"

입력 2020-04-23 15:47  

"중국 첩보원, 미국 봉쇄령 등 코로나19 허위정보 확산에 일조"
NYT "미국 분열시키려는 의도…중국 간첩 개입 여부도 조사 중"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곧 나라 전체를 봉쇄할 예정이다.'
지난달 중순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지기 시작할 무렵 이러한 메시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미국 국토안보부 소식통이 전날 밤 전화를 받았는데 짐을 싸놓고 오늘 출동할 명령을 기다리라고 했다더라', '약탈과 폭동에 대비한 군 병력배치를 마치는대로 발표가 나온다더라'는 자세한 설명까지 있었다.
제법 그럴듯해 보이는 이 '카더라 소식'은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트위터에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전까지 48시간 동안 미국 전역 방방곡곡을 들쑤시고 다녔다.
미국 정보당국은 코로나19로 나라가 사실상 멈춰선 와중에 혼란을 가중한 이 허위정보가 퍼져나가는 데 중국 첩보원들이 한몫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서로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공무원, 별정직 공무원 등 미국 당국자 6명을 인용해 중국 공작원들이 과거에는 볼 수 없던 방식으로 코로나19와 관련된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고위당국자는 미국 정보당국이 표면상 외교업무를 이유로 미국에 주재하는 중국 간첩들이 미국 봉쇄령이라는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데 개입한 것은 아닌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NYT에 밝혔다.
미국 봉쇄령이라는 가짜뉴스가 어디서 튀어나온 것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미국 당국자들은 중국 요원들이 이를 처음부터 날조했다기보다는 기존에 존재했던 내용을 확대재생산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SNS 가짜 계정을 만들어 허위정보를 퍼뜨렸다고 추정되는데 이는 러시아가 오래 전부터,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수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흥미를 끌 만한 글을 올려놓기만 하면 따로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이에 혹한 이들이 알아서 글을퍼다 나른다는 점에서 편리하다는 것이다.
중국 요원들은 SNS 말고도 코로나19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데 암호화된 메시지를 주고받는 애플리케이션(앱)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추적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NYT는 설명했다.
중국이 코로나19발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의도는 미국을 정치적으로 분열시키려는 데 있다고 미국 당국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무소속 앵거스 킹(메인) 미국 상원의원도 "미국 내부 분열을 확산하려는 각본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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