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보고 연기·대응상황 과장"…미 복지장관 책임론 대두

입력 2020-04-23 16:24   수정 2020-04-23 17:49

"코로나19 보고 연기·대응상황 과장"…미 복지장관 책임론 대두
WSJ "1월3일 관련 보고 받고 2주 후에야 대통령에게 알려"
"WHO 배급 키트 못 믿겠다며 CDC 자체 제작 고집…결국 '리콜 사태' 발생"
최근 들어 정부 대응 일선서 물러나…"본인도 인정한 모양새"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대통령에게 관련 보고를 수주간 미루고 복지부의 대응 상황을 과대 포장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응이 부실했던 데에는 에이자 장관의 이런 실책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명이 넘는 미 정부 당국자 등을 취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1월 3일 에이자 장관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으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에 대해 전해 들었지만, 2주가 지나서야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보고에서도 그는 미국 내 감염 사례가 발생할 위험에 대해 관련 기관이 충분히 대비돼있다고 장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그는 당시 미국 내 의료장비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수주 후에서야 이에 대응했다고 WSJ은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스티븐 한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지난 1월 의료 장비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으니 진단 및 제약업체에 연락해도 되는지 보건부에 문의했지만 거절당했다.
에이자 장관은 당시 이 같은 움직임은 관련 산업에 불안감을 조장하고 정부가 잘 준비되지 않은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보건부 당국자들은 이후 몇 주가 지나서야 의료 장비 부족 가능성과 관련해 제조업체들에 연락했다고 WSJ은 전했다.

에이자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의에서 코로나19 진단 키트 수급 상황을 과대 포장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미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부는 위기 상황 대응을 위한 유관 기관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잘 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어 코로나19 진단 검사 관련 질문을 받자, 답하기 시작한 레드필드 국장의 말을 끊고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검사 키트를 제작하고 있다"며 향후 몇 주간 검사를 100만회 이상 진행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CDC는 이후 전국의 공중보건 연구소에 자체 제작한 검사 키트를 배급했지만, 검사 결과가 부정확하게 나온다는 항의를 수차례 받고 리콜에 나섰다.
FDA 조사 결과 해당 키트를 생산한 애틀랜타 소재 CDC 산하 연구소 3곳 중 2곳에서 직원들이 제조 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량 키트 리콜' 사태는 코로나19 사태 초기 미국의 검사 지연에 큰 영향을 줬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런데 이 와중 복지부는 2월 말까지 진단 키트 제조에 다른 연구소가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자 장관이 CDC 자체 제작만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에이자 장관은 중화역학저널에 게재된 논문을 언급하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배포하는 검사 키트는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WSJ은 전했다. 현재 해당 논문은 철회된 상태다.
WSJ은 현재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는 부처는 보건복지부에서 연방재난관리청(FEMA)으로 바뀐 상태라고 전했다.
정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 회의 등 대응 일선에서 에이자 장관의 입지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백악관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없다.
에이자 장관은 최근 한 백악관 보좌관이 의회 브리핑과 관련해 질문하자, 자신은 "더 이상 복지부 장관도 아니다"라고 내뱉으며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라고 했다고 WSJ은 덧붙였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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