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마한 중국 공안차관, 과거 홍콩 언론출판인 탄압 경력"

입력 2020-04-2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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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마한 중국 공안차관, 과거 홍콩 언론출판인 탄압 경력"
홍콩 언론인, 명보 인터뷰에서 주장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최근 낙마한 쑨리쥔(孫立軍) 공안부 부부장(차관)이 과거 홍콩의 언론·출판인 관련 탄압 사건을 주도한 바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언론인 왕젠민(王健民)은 23일 홍콩매체 명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발행하던 잡지가 과거 쑨리쥔의 섹스 스캔들을 보도한 뒤 중국에서 처벌받은 바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시민권자이기도 한 왕젠민은 신웨이(新維)월간, 롄푸(?譜) 등의 잡지를 발행하며 중국 최고지도부와 관련한 폭로 기사를 썼다.
왕젠민은 명보 인터뷰에서 "2014년 3월 롄푸에 실은 '멍젠주(孟建柱)의 큰 비밀' 기사에 멍젠주 당시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발탁한 쑨리쥔의 섹스 스캔들을 다뤘다"고 말했다.
이 잡지는 보통 발행 부수의 80%만 팔렸는데, 해당 기사가 실린 때는 1만5천부가 빠르게 매진됐고 추가로 인쇄한 1만부도 모두 팔렸다.
당시 공안부 국내안전보위국과 홍콩·마카오·타이완 사무판공실을 관장하던 쑨리쥔이 홍콩으로 사람을 보내 잡지를 모두 사들였다는 게 왕젠민의 주장이다.
왕젠민은 2014년 5월 말 광둥성 선전(深?)의 자택에서 중국 공안에 연행됐다. 공안은 홍콩 애드미럴티에 있는 그의 사무실도 수색했다.
왕젠민과 그의 아내, 직원 등은 불법으로 출판물을 편집·출판·발행한 혐의를 받았다. 왕젠민에게는 뇌물죄 등 혐의도 추가로 적용됐다.
그는 2016년 7월에 5년 3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이후 감형을 거쳐 지난해 2월 출소해 현재 미국에 있다.
왕젠민은 중국 공안에게 '홍콩 경계를 넘어 법을 집행한다'고 항의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당국이 이 사건을 더욱 확대해 '홍콩매체 정화운동'으로 격상했다. 이듬해 코즈웨이베이 서점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쑨리쥔이 공을 세우기 위해 코즈웨이베이 서점을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즈웨이베이 서점 사건은 이 서점을 운영하던 람윙키(林榮基) 등 출판업자 5명이 2015년 10월 중국이 지정한 금서를 출판·판매한 혐의로 중국으로 강제 연행·구금된 것을 가리킨다.
람윙키는 지난해 홍콩 정부가 추진했던 범죄인인도법안과 관련, 홍콩과 범죄인 인도조약이 없는 중국 본토로 반체제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송환하는 데 이 법이 악용될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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