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전후 제조업부터 활동 재개…식당·술집은 폐쇄 유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내달 3일 전후로 시행할 봉쇄조치의 단계적 완화 일정표의 얼개가 드러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이탈리아 정부는 봉쇄 조처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줄이고자 생산활동부터 가장 먼저 재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각종 제조업과 자동차, 패션 디자인, 건설 등이 그 대상이다.
농업과 산업기계 부문은 오는 27일로 재개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례식 중단 조처도 내달 4일부로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참석 범위는 직계 가족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일반 상점과 쇼핑몰은 내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영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는 바이러스 재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 조처가 풀리는 영역에 대해 강도 높은 방역책을 도입한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거리 규정도 기존 1m에서 2m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세계적인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있는 베네토주는 이미 봉쇄 완화 이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식당과 술집, 영화관, 오페라 극장 등은 당분간 폐쇄 조처의 효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곳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 고민이 반영됐다.
주민들의 이동 자유도 다소 확보되겠으나 거주하는 지역 주(州) 경계선은 넘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야외 운동은 10시간 이내의 조건 아래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각급 학교의 휴교령은 한동안 풀지 않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9월 학기 시작에 맞춰 휴교령을 해제하는 안이 비중 있게 거론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9일부터 차례로 전국 이동제한령, 휴교령, 비필수 업소·사업장 잠정 폐쇄 등의 강도 높은 봉쇄 조처를 시행해왔다. 조처 기한은 내달 3일까지다.
이탈리아 전 국민은 식료품·의약품 구매, 출·퇴근 등 업무상 요건 외에는 외출을 못 하는 이동제한령 아래 사실상의 '가택 연금' 생활을 해왔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