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기간을 맞이한 러시아 연해주(州)가 전염병 집단감염을 우려, 신자들에게 예배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러시아 극동 매체인 베스티프림에 따르면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전날 지역 이슬람 신자들에게 이슬람 사원(모스크) 예배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코줴먀코 주지사는 "연해주에는 다양한 종교들이 있는데 우리는 모든 종교를 존중한다"면서도 "신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의사와 지방정부의 요청을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예배를 보기 위해 사원을 찾았다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러시아는 다민족·다종교 국가다. 다만 국민의 대다수가 정교회를 믿고 있어 기독교 국가로 여겨진다.
하지만 전통적 기독교 국가로 알려진 것과 달리 러시아에는 이슬람 신도도 꽤 많은 편이다.
연해주에는 블라디보스토크와 나홋카 등지에 이슬람 사원이 있다.
정확한 신자 숫자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연해주의 이슬람 신자 숫자는 연해주 전체 인구의 10% 정도라고 러시아 내 이슬람 종교 단체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권의 성스러운 라마단 기간에는 일출부터 일몰 시까지 식사는 물론, 물·음료수 섭취, 흡연이 금지된다.
일반적으로 신자들은 라마단 기간 모스크를 찾아 이슬람 경전인 코란의 가르침을 되새긴다.
앞서 러시아의 많은 지방 정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에게 종교기관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지난달 정교회 차원에서는 신도들의 종교활동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키릴 총대주교는 최근 맞이한 부활절과 관련해서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위생수칙을 준수하고 집에서 TV로 부활절 미사를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부활절 미사에 불참했다.
러시아의 지난 23일 기준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모두 6만2천773명이다.
이 가운데 수도 모스크바가 3만3천940명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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