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금 2천억원·ABS 7천억원 인수·영구채 3천억원 인수
하반기 회사채 차환 지원까지 포함시 지원 규모 1.4조
산은 "영구채 주식전환은 여러 가능성 중 하나"…은성수 "주식 취득해도 의결권 행사안해"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성서호 기자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대한항공[003490]에 신규 자금 1조2천억원을 긴급 지원한다.
산은은 24일 항공사 지원 방안 간담회를 열어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항공업 업황 부진 및 금융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한 대형항공사를 긴급 지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1조2천억원 가운데 2천억원은 운영자금 형태로 지원한다.
또 화물 운송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7천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인수한다.
또 오는 6월 주식 전환권이 있는 영구채 3천억원가량을 인수한다. 이를 통해 두 은행이 대한항공 지분 10.8% 정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산은은 설명했다.
다만 산은은 간담회 후 별도 공지를 통해 "영구채 3천억원 인수는 결정됐으나 인수 후 전환해 지분으로 보유하는 것은 여러 가능성 중 한가지"라고 설명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산은의 발표 이후 공개한 각계 전문가들에 보낸 서한에서 "기간산업 기업의 주식연계증권을 취득하더라도 이는 기업 가치가 상승하는 경우 이익을 국민과 공유하기 위한 것일 뿐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한항공 지분은 경영권 분쟁을 치른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29.96%(특별관계자 포함시 33.7%·2월26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9.87%(4월2일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과 수은은 1조2천억원 신규 지원과 별도로 올 하반기에 만기 도래하는 2천억 규모의 회사채도 대한항공이 신청하면 신속 인수해주기로 했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기자간담회에서 "5월 15일께 (대한항공에) 유동성 어려움이 생겨 그전에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회사채 신속 인수 지원까지 포함하면 대한항공에 모두 1조4천100억원을 지원키로 한 셈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항공이 올해 갚아야 할 금액은 회사채, ABS, 차입금 등 모두 4조원 정도다. 이중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1조2천억원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2일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 대책을 내놨으나 관련법 국회 통과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기금 가동 이전에는 산은과 수은 등 국책은행을 통해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최 부행장은 "자금 지원에 앞서 항공사 자체적인 자본확충 및 경영개선 등 자구노력, 고용안정 노력 등 노사의 고통 분담, 고액연봉·배당·자사주 취득 제한 등 도덕적 해이 방지 및 향후 기업의 정상화 이익 공유를 지원 전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 대주주의) 사재 출연이나 한진칼 보유 지분은 이번에는 담보로 안 잡았다"며 "추가로 경영에 대한 책임 부분이 있을 경우 그 부분은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산은과 수은은 아시아나항공에도 마이너스 통장 형태인 한도 대출로 1조7천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최 부행장은 "대한항공은 (올해) 3조8천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조8천억원의 자금 부족이 예상된다"며 "(시중은행들은) 공동 지원보다는 만기 연장이나 대출 회수 자제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부행장은 "저비용항공사(LCC) 추가 지원은 현재로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3천억원 이내에서 LCC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인데 현재까지 지원 규모는 1천260억원이다.
다만 산은(1천억원)과 수은(700억원)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자금을 1천700억원 규모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ong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